화재원인조사실무

화재원인조사실무 관련 정보를 전해드립니다.

열매체 보일러 설비의 화재사례 및 사고예방

방재시험연구원 화재조사센터, 최기옥 책임(공학박사)

1. 머리말

열매체유(Heating Medium Oil)는 열매체 보일러 또는 열교환기 등을 통하여 공정과정에서 물질을 간적적으로 가열하거나 냉각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 물질로서 화학공정, 플라스틱 사출공정, 제지공정 및 의약품 제조공정 등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1)

열매체 보일러 설비는 열매체유 가열기기인 열매체 보일러와 열 사용기기인 제품생산기기의 사이를 순환펌프를 이용하여 열매체유를 연속 순환시켜 열을 전달하는 설비이다. 물을 가열하여 발생된 증기를 이용하는 시스템과 비교하여 열매체유는 고온에서 안정도가 높고, 비교적 저압 조건에서 사용되며, 부식 방지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열매체유는 인화점 이상의 고온 및 일정한 압력이 가해진 상태에서 배관시스템을 순환하며, 장기간 배관시스템을 순환하는 과정에서 열분해, 산화 또는 오염 등으로 인하여 성분의 변형이 발생될 수 있는 단점도 있다. 또한, 열매체유에 포함된 탄화물, 이물질 등이 배관의 굴곡부에 침적되는 경우 이물질이 침적된 부분에 더 큰 압력이 가해지게 되어 장기간 사용되는 과정에서 결국 배관 시스템의 일부가 파손될 수 있고, 파손된 부분을 통하여 열매체유가 누출되면 화재로 진행될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업현장에서는 이러한 안전상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도 특별한 예방조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열교환기를 포함한 보일러의 화재 건수는 2021년 26건, 2022년 28건 그리고 2023년에는 32건이 발생되었으며, 피해규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 열매체 보일러 설비에서 가장 구조적으로 취약한 배관 및 배관 이음부의 파열에 의한 화재사례를 통하여 그 위험성을 확인하고 예방대책 제시하고자 한다.

1)국내 화학공장의 열매체유 사용실태와 위험성 분석, 안전보건공단

2. 열매체유 보일러 설비의 화재 위험성

가. 배관 및 배관 부속품 파열에 의한 화재 위험성

열매체 보일러 설비는 열매체유 가열기기인 열매체 보일러와 열 사용기기인 제품생산기기의 사이를 순환펌프를 이용하여 열매체유를 연속 순환시켜 열을 전달하는 설비이다. 이때 열매체유는 고온 및 고압으로 가압된 상태에서 배관시스템을 통해 이송되기 때문에 가압펌프, 이송배관, 배관 이음부 등에 구조적으로 압력을 가하게 된다. 특히 이송배관 및 배관 이음부에 탄화물 등이 침적되는 경우 또는 열매체유가 공정에 사용되는 과정에서 열분해, 산화, 오염 등의 문제로 점도가 높아지는 경우 열매체유가 이송되는 과정에서 배관시스템의 약한 부분에 더 큰 압력이 가하게 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배관 시스템의 일부가 파손되는 경우 열매체유가 누출될 수 있고 열매체유가 누출되는 경우 화재 및 폭발사고로 확대될 수 있다.

나. 열매체유 특성변화

대부분의 열매체유는 다환방향족류이며, 일부는 실리콘함유 탄화수소 또는 무기염류를 사용하고 있다. 열매체유는 크게 일반용 열매체유, 글리콜 수용액 그리고 고온용 열매체유로 구분된다. 일반용 열매체유는 일반적으로 150℃~300℃의 범위에서 사용되며, 대부분 정제된 광유(Mineral Oil)이다. 글리콜 수용액은 –50℃~180℃의 범위에서 사용되며, 용기의 자켓, 배관 트레이싱 등 2차 냉각 및 가열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65℃ 이상에서는 글리콜이 산화되므로 밀폐계에서 사용하며, 글리콜의 산화 방지를 위하여 질소를 충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고온용 열매체유는 275℃~375℃의 범위에서 사용된다. 2)

대부분의 경우 열매체유는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장기간 배관시스템을 순환하는 과정에서 시스템 내부로 인입된 산소에 의하여 산화되고, 고온에 의해 열분해 및 탄화되는 경우 점도가 상승하게 된다. 또한, 열매체유가 상당기간 산화되고 열분해 되는 경우 고유의 인화점 및 발화점 또한 낮아지는 실험분석 결과도 있다. 열매체유의 점도 상승은 배관 내부의 압력 상승에 영향을 미치며, 인화점 및 발화점 저하는 누출 시 화재발생위 위험도를 높이게 된다.

2)열매유 보일러에 관한 기술지침, KOSHA GUIDE, 2013

다. 이송펌프 축 정렬(Alignment) 불량에 의한 화재 위험성

정렬(Alignment)이란 기계부품들 사이를 서로 조정하여 가지런히 놓는 행위를 말하며, 이는 터빈, 발전기, 압축기, 펌프 등 모든 회전기기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회전기기에서 축 정렬에 문제가 발생되는 경우 진동, 마모 등으로 인하여 회전기기의 부속품이 파손될 수도 있다. 특히 열매체 보일러 설비의 순환펌프 분속품인 베어링, 커플링 등이 파손되는 경우 파손된 부분으로 열매체유가 누출될 수 있으며, 누출된 열매체유는 대부분 분무형태로 분사되기 때문에 발화점보다 낮은 온도에서 발화될 수 있어 화재 위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3. 화재사례

가. 일반사항

  • - 소재지: 충청북도 음성군 소재 공장
  • - 화재일시: 2022년 11월 20일(일) 23시경 08분경
  • - 인명피해: 없음

나. 화재경위

본 사고는 충청북도 음성군에 소재한 공장의 열매체 보일러 설비에서 발생된 화재사고이다. 화재현장의 공장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등을 성형기를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작업장이며, 작업장내 내부에는 총 5대의 성형기(성형기①~⑤)가 설치되어 있었다. 공장 내에 설치된 성형기①~⑤는 열매체 보일러 설비에 의하여 순환되는 열매체유에 의하여 가열되는 설비이며, 열매체유의 순환 시 온도는 약 205~210℃이고, 열매체유 공급 압력은 약 4.8~5㎏f/㎠ 정도라는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다. 또한 최근 열매체유의 흐름이 좋지 않아 성형기④ 주위의 열매체유 배관 일부를 교체하였다는 설명도 있었다. 화재발생 당시 공장의 내부에 생산 근무자는 없었으며, 경비실에 근무 중인 경비원이 화재경보를 듣고 화재를 인지하였다.

다. 사고원인

공장의 작업장 내에 설치된 CCTV영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형기①측 공정설비의 내부에서 작은 불빛이 확인된 후, 점차 불빛의 크기가 확대되었으며, 곧이어 불빛이 화염으로 전이되는 상황이 확인되었다. 또한 착화된 액체가 사방으로 비산되고, 화염은 더욱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 확인되었다(CCTV 영상사진1~6).

CCTV 영상사진1.

성형기① 주위 화재발생 전의 상황

CCTV 영상사진2.

성형기①의 내부에서 작은 불빛이 확인됨

CCTV 영상사진3.

성형기①에서 발생된 불빛의 크기가 확대되는 상황

CCTV 영상사진4.

성형기①에서 발생된 불빛이 급격히 화염으로 확대되는 상황

CCTV 영상사진5.

성형기①에서 화염의 크기가 확대되는 상황

CCTV 영상사진6.

성형기①에서 착화된 액체가 비산되고, 화염이 더욱 확대되는 상황

성형기①은 열성형기①~④ 및 부속품 등로 구성되며, 성형기①의 부속품 중 열성형기①과 열성형기②의 사이 부분이 가장 심하게 연소된 상태이다(사진1~2).

사진1.

성형기① 주위의 연소상황

사진2.

열성형기①~④ 전면의 연소상황

열성형기①~②의 후면 부분은 공압밸브①이 설치된 열성형기② 열매체유 인입배관의 수열정도가 가장 심한 상태이며, 상기 공압밸브①의 동관 체결부 및 이탈된 동관이 심하게 수열된 상태로서 화재발생 당시 장시간 지속적으로 화염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사진3~6).

사진3.

열성형기①~④ 후면의 연소상황

사진4.

열성형기①~④ 후면의 연소상황

사진5.

사진4의 표지부분, 열성형기② 열매체유 인입배관 및 부속품의 연소상황(화염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수열된 상태)

사진6.

사진5의 표지부분,
공압밸브① 상부 외함의 연소상황

열성형기②의 후면 공압밸브①의 상부에 위치한 케이블 트레이에 설치된 케이블에서 다수의 아크(arc)흔이 보이며, 상기 아크흔은 화재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케이블과 케이블 트레이가 지락된 후 2차적으로 생성된 흔적으로 보인다(사진7~8).

사진7.

열성형기②의 후면 케이블트레이 주위의 연소상황

사진8.

사진7의 표지부분
(케이블에 생성된 아크흔의 상황, 표지부분이 아크흔)

열성형기② 열매체유 인입배관의 플랜지 접속부는 파열된 상태이고, 파열된 열매체유 인입배관의 내부에서 다량의 탄화된 침적물이 축적된 흔적이 보이는 상태로서 평상시 열매체유가 유동하는 과정에서 상기 침적물에 의하여 열매체유 배관 내의 압력이 더욱 높아져 배관의 파열을 가속시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열매체유 인입배관의 플랜지 접속부가 미세하게 파열된 후 고온고압의 열매체유가 에어로졸(Airosol) 형태로 누출되는 과정에서 열매체유와 파열된 플랜지 접속부 사이에서 발생된 기계적 마찰열이 점화원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사진9~10).

사진9.

사진5의 표지부분, 열매체유 인입배관 플랜지 접속부의 연소상황(플랜지 접속부는 파열된 상태)

사진10.

사진9의 표지부분(플랜지 접속부의 내부에 다량의 단화된 침적물이 축적된 상태)

4. 맺음말

열매체 보일러 설비에서 열매체유가 이송배관을 통하여 열매체 보일러와 제품생산기기의 사이를 순화하는 과정에서 고온 및 고압으로 가압된 상태에서 배관시스템을 통해 이송되기 때문에 가압펌프, 이송배관, 배관 이음부 등에 구조적으로 압력을 가하게 된다. 또한 이송배관 및 배관 이음부에 침적물 등이 축적되고, 열매체유가 공정 중 열분해, 산화, 오염 등으로 점도가 높아지는 경우 열매체유가 이송되는 과정에서 배관시스템의 약한 부분에 더 큰 압력이 가하게 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배관 시스템의 일부가 파손되는 경우 열매체유가 누출될 수 있고, 열매체유는 인화점 이상의 온도에서 이송되므로 열매체유 누출시 에어로졸(Airosol) 형태로 누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에어로졸 형태의 열매체유는 파손된 부위와의 기계적 마찰열로 발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열매체 보일러 설비의 화재 예방대책으로 아래와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① 열매체유의 이송펌프, 배관 및 배관 부속품 등에 설비 등급 및 검사주기를 설정한 후 주기적인 점검 및 검사 실시

② 고속회전체인 펌프류의 베어링 및 메카니카씰 등의 교체 시 소음, 진동 등을 점검한 후 과도한 소음, 진동 등의 이상 현상 발생 시 재검검 실시

③ 공인된 시험기관 등에 의하여 열매체유의 주요 관리항목(점도, 산가, 수분, 불순물 등)에 대한 시험을 의뢰하여 주기적인 점검 실시

④ 열매체유 누설 가능성이 있는 배관 연결부 등을 상시 감시 체제 강화

[참고문헌]
1. 열매유 보일러에 관한 기술지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3
2. 열매체유 누출 화재사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3. 국내 화학공장의 열매체유 사용실태와 위험성 분석,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4. 열매체유의 인화성과 열안정성, 한국가스학회지, Vol. 15, No. 2, April,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