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기옥 융합방재연구팀 과장, CFI(국제화재조사관)
IT(Information Technology)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휴대전화, 노트북 그리고 비디오카메라 등의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드론, 전동휠, 전동킥보드, 전동자전거 등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를 가지며, 형태를 자유롭게 제조할 수 있는 특징으로 인하여 그 활용범위가 매우 광범위한 장점이 있으나, 제조상의 결함, 사용상의 부주의, 미인증 제품의 사용 등으로 인한 화재 및 폭발의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성과 그에 적합한 손실예방대책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배터리는 전기화학작용에 의한 산화·환원반응을 통해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장치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배터리의 4개 구성 요소인 음극(anode), 양극(cathode), 전해질(electrolyte), 분리막(separator)이 [그림 1]과 같이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산화물로 양극(+)을 만들고 탄소화합물로 음극(-)을 만든다. 양극과 음극에서 리튬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해액을 넣어주며,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분리막을 설치한다. 전해질로 액체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이를 리튬이온 배터리(lithium-ion batteries, LIB)라 하며, 고분자 전해질을 사용하면 리튬폴리머 배터리(lithium-polymer batteries, LPB)라 부른다.
[그림 1] 리튬이온 배터리의 일반적인 구조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방전은 양극, 음극간을 리튬이온이 이동하여 삽입(doping) 또는 탈리(undoping)하여 전자의 주고받음을 행하는 원리에 의한다. 즉, 충전 시에는 양극활물질인 LiCoO2(리튬산화코발트)에서 탈리된 리튬이온과 전자가 각각 전해질과 외부 도선을 통하여 음극으로 이동하여 탄소 내에서 다시 결합하게 된다. 양극활물질의 산화반응에 의해 발생된 전자와 리튬이온이 각각 외부회로와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하여 음극활물질의 비자발적 환원이 일어나게 되며 그 결과 화학에너지로 저장되는 것이다. 반대로 방전 시에는 자발적인 반응이 진행되며 충전된 두 개의 전극활물질의 전위차에 의해 양극활물질이 환원되고 음극활물질이 산화되는 반응이 일어난다. 방전 시 음극활물질의 자발적인 산화에 의해 제공된 전자는 외부회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기기를 작동시킨 후 양극활물질을 환원시킨다. 동시에 음극활물질에서 탈리된 리튬이온은 전해질을 통해서 이동하여 양극활물질로 삽입된다. [그림 2]는 LiCoO2(리튬산화코발트)을 양극, 탄소를 음극으로 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a) 충전과정
(b) 방전과정
[그림 2] 리튬이온 배터리의 충·방전과정
제조공정에서 실시되는 첫 충전에 의해 양극의 LiCoO2(리튬산화코발트)로부터 리튬이온이 음극의 탄소재로 이동한다.
그 후의 방전/충전 반응은 음극과 양극사이를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것에 의하여 일어나게 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내부 소재인 전해질과 전해질 첨가제는 약 60℃ 부근에서 분해되기 시작하며, 온도가 더욱 상승하여 약 100℃까지 상승하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탄소 음극표면에 생성된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막이 분해되면서 내부에서 발열이 시작되며, 이로 인해 분리막이 용융되어 배터리의 내부단락이 발생될 수 있다. 분리막의 융점은 PE의 경우 125℃, PP는 155℃ 정도이다. 내부단락은 양극과 음극이 직접 접촉되는 현상으로서, 내부단락이 발생되면 음극으로부터 양극으로의 급격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면서 전기저항에 의한 줄열이 발생함과 동시에 음극피막 및 음극피막과 충전된 음극과 전해질의 화학반응에 의해 발열이 발생된다. 이것이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어 결국 양극에서의 열에 의한 붕괴가 일어나고 폭발적인 발열반응이 발생한다.
과충전은 배터리의 정상적인 작동전압 이상으로 충전되는 현상으로서 충전기 또는 보호회로의 오동작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과충전 상태가 되면 양극의 전위가 상승하고 전위값이 전해질의 분해전위 이상이 되어 발열을 동반한 전해질의 산화 발열반응이 발생된다. 또한 과충전 시 양극에서 리튬이온이 과도하게 석출되어 배터리 내부 전해질의 리튬이온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양극에서 리튬이온이 70% 이상 빠져나와 음극에 삽입되지 못한 리튬이 전해질에 녹아 리튬의 농도가 일정수준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면 포화수준을 넘긴 상태에서 수지상의 석출물이 생성된다. 이러한 수지상의 석출물이 배터리 내에서 만들어지게 되면 분리막을 찢고 배터리 내부단락을 발생시키게 된다.
방전이란 음극인 흑연에서 리튬이온이 빠져나가는 현상이며, 과방전은 배터리의 방전 제한전압 이하까지 방전되는 현상이다. 흑연 속에서 리튬이 모두 빠져나간 후에도 계속 방전이 이루어지면 동박(copper foil)이 산화되면서 구리이온이 전해액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전해액에 녹아있는 구리 금속이온은 배터리 내에서 분리막을 뚫고 내부단락을 발생시킬 수 있다.
방전은 음극에서 리튬이온이 탈리되어 양극으로 삽입되는 화학반응이며, 이러한 화학반응은 그 자체가 자발적인 발열반응이다. 방전에 의한 화학반응에 의해 배터리 내부에서 열이 발생되며, 배터리 내부의 리튬이온이 단위시간당 많은 전하량이 방전되는 경우 배터리 각 셀의 방열보다 발열이 더욱 높아 배터리는 열적 위험상태에 놓이게 된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찍힘, 놀림, 꺾임, 과도한 압력 등의 물리적 손상을 입는 경우 배터리 내부에서 단락이 발생되어 화재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물리적 손상의 원인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배터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실수로 발생되는 경우가 더욱 많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제조공정은 크게 전극 제조공정, 전지 제조공정 그리고 화성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성공정은 최초 충전인 포메이션 공정, 전해액 채널을 안정시키는 에이징공정, 이물질이 혼입된 불량 전지를 선별하는 공정으로 구성되며, 이 화성공정은 최장 28일 동안 이루어지는데 화성공정 중 보관하는 과정에서 화재 및 폭발사고가 종종 발생된다. 이러한 사고의 원인은 제조공정 중 이물질이 배터리 내부로 침투 또는 비정상적인 수지상 석출물 발생으로 인한 내부단락으로 추정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어떠한 촉발반응(trigger)에 의해 발열, 발화 및 폭발 등의 위험한 상태가 초래될 수 있는데, 이러한 반응은 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고온의 환경에 보관되거나 방치되는 경우 배터리는 내부온도 상승에 따른 발열반응으로 화재 및 폭발위험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는 여름철 차량의 내부, 전기장판의 상부 등 60℃ 이상 고온으로 유지되는 장소에 보관하거나 방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충전으로 인해 위험한 상태가 되는 경우는 충전기 자체의 고장 또는 보호회로의 불량 등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사용자가 사고를 예측하기 매우 힘들다. 또한, 충전 중 자리를 비우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되는 경우 대형화재로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하는 경우 반드시 자리를 지켜야 한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 중 과도하게 방전시키는 경우 배터리의 전해질 내에 녹아내린 금속성분에 의해 내부단락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약 2.5V 일정전압 이하가 되지 않도록 과도한 방전은 피해야 하겠다. 또한, 충전 및 방전 중 배터리의 형태가 부풀어 오르는 경우 즉시 충전 및 방전을 중지해야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성공정에서 최장 28일을 포메이션 및 에이징을 목적으로 일정 습도 및 온도에서 보관하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화재 및 폭발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제조과정 중 생산된 불량 배터리는 화재 및 폭발을 일으킬 위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생산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성공정 중 내화구조로 구획된 장소에 보관하거나 다른 시설물 등과 안전거리가 확보된 장소에 별도 보관할 필요가 있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불연재 용기(철제용기 등)에 보관할 필요가 있으며,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제품은 가연물이 적은 베란다 등에 보관할 필요가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물리적 손상을 입는 경우 내부단락에 의한 화재 및 폭발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자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찍힘, 눌림, 꺾임 등의 물리적 손상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제조과정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외함이 쉽게 손상되지 않도록 별도의 보호커버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까지 휴대형 IT기기들을 중심으로 발전되었으며, 향후 전기자동차, 전력저장장치, 국방 및 의료의 용도로까지 그 활용범위가 매우 광범위하지만, 물리적 손상과 전압 및 온도 등의 비정상적인 내부 에너지 변환에 따라 양극, 음극 그리고 전해질의 각 구성요소의 화학반응으로 인해 화재 및 폭발의 위험성이 비교적 높은 전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제조과정 중 화재 발생 위험이 큰 화성공정 중에는 생산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별도의 방화구획된 장소에 보관할 필요가 있으며, 화재가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생산과정의 이력을 추적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전장치인 보호회로가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라 하더라도 고온환경에 보관하는 경우, 과도하게 충전 및 방전하는 경우 그리고 물리적으로 손상되는 경우 화재 및 폭발의 위험이 있으므로 사용자는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야 한다.
참고문헌
- 리튬이차전지의 원리 및 응용, 박정기, 홍릉과학출판사
- 2차전지 Road to the TOP, 선우 준,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