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지영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공학박사, 건설안전기술사 변성오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차장 오현철 ㈜대우건설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공학박사, 도로및공항기술사
지난 20여 년간 제조업 분야에서 IT기술의 활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이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안전을 강화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다고 분석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제조공정상에서 한정된 공간에 자동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IT기술의 활용을 통한 기술의 혁신이 보다 용이하다. 이와 달리 건설업의 경우에는 생산의 장소와 환경이 수시로 변화하고 공법도 항상 동일하지 않으며 1회성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건설과정 동안 인력과 장비가 공정에 따라 항상 달라지며, 모든 과정이 제조업과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표준화, 절차화되기 어렵다.
일본의 경우 인구의 노령화와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고 안전을 향상하기 위해 건설공사의 자동화와 시공관리 협업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경우 스마트 건설기술의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50%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일본 건설사를 중심으로 3D 모델 기반 설계 및 시공관리, 자동 운반장치, 스마트패드를 활용한 시공정보관리 및 품질관리 등과 같은 스마트 건설기술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건설안전 향상 및 효율 향상을 위해 로봇 시공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 US Censors는 IT기술을 활용해 시공업무를 혁신하면, 협업의 효율이 25%이상 높아진다고 분석하였다.
우리나라도 건설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ICT기술의 활용 및 로봇시공 기술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안전분야에서 근로자 위치관제와 같은 첨단 IT기술 적용을 의무화하거나 안전관리비로 비용을 처리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 건설기술에 대한 활용이 정책을 통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에서는 이러한 건설동향에 대응하고 미래사업에 대비하기 위해 스마트 건설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으며, 토목, 주택 2개 현장에 대해 시범적용을 실시하였다.
스마트 건설에서는 계획, 설계, 조달, 시공, 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쳐 구축시스템의 연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건설과 관련된 이해관계자 간에 협업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건설 시스템을 크게 원격, 실시간 데이터 수집 시스템, Cyber Physical System(CPS), 분석/예측 시스템으로 구분하였다. CPS는 3D 설계 및 2D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설계 및 시공의 정보를 수집 공유하는 시스템이며, 분석/예측 시스템은 CPS(이하 디지털 가상현장)로 수집된 데이터를 이용한 Big data, AI 등의 지능형 분석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다. 데이터 수집 시스템은 각종 IoT 센서를 통한 정보수집과 사용자가 정보를 편리하게 조회/공유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이다.
이러한 기본 기술구성을 바탕으로 현재 [그림 1]과 같은 대우 스마트건설 시스템(DSC)을 구축하고 있다. 위치기반 안전관제는 작업자 및 장비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서 위험구역출입 관제, 안전활동(TBM) 참여, 긴급상황 시 호출 등으로 구성된다. 위치기반 시공관리는 현재 작업의 위치와 현황을 파악할 수 있으며, 출력인원 및 장비의 확인, 품질검사기록 및 공정기록의 자동수집이 가능하다. 특히 디지털 가상현장을 통해 시공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가 이루어져 협업효율이 증대됨으로써 안전과 생산성의 향상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안전/환경 모니터링은 센서를 통해 시공현장의 각종 정보(가스, 화재연기, 구조물 진동 등)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사고발생위험을 경고함으로써 현장의 안전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IoT 센서는 현장의 임의 위치에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변화하는 현장여건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드론 영상관제는 드론으로 촬영된 항공영상을 입찰단계 설계지원, 시공물량조사 이력관리, 안전관리 및 공정관리 계획에 활용할 수 있다. 3D Mapping 기법을 활용하면 설계물량산정, 기성측량이 가능하게 된다. 현장에서 수집된 각종 정보는 현장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1차적으로 활용되며, 이러한 데이터를 각 현장으로부터 수집하여 향후 공사관리계획 수립 및 수주제안에 활용될 수 있다.
[그림 1] 대우 스마트 건설(DSC) 서비스 구성
구축된 시스템의 현장 적용성을 파악하기 위해 서해선철도 4공구, 위례우남역 푸르지오 현장의 2개 현장에 시범적용을 실시하였다. 서해선철도 4공구에는 [그림 2]와 같은 약 4.7km의 해암3터널이 위치하며 해당터널에 대해 대우 스마트건설(DSC)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해당 현장의 터널공사는 중간위치의 경사갱을 통로로 해서 양쪽으로 굴착이 진행된다. [그림 2](a)와 같이 터널 단면이 좁기 때문에 장비의 교행이 불가능하며, 작업자와 장비간의 충돌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터널 내 가스누출 및 화재·폭발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실시간 가스 모니터링도 요구된다. 그리고 터널 안정성 모니터링을 위한 각종 계측데이터와 Face Mapping 자료의 수집 및 공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대우 스마트건설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림 3]과 같이 스마트 태그와 스마트 AP를 이용한 작업자 및 장비의 실시간 위치관제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막장 위험구역의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작업자와 장비의 진출입 현황도 실시간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구축된 시스템의 장점은 기존 RFID 방식과 달리 최신의 통신 기술을 사용하여 다수의 작업자가 차량에 승차하고 터널에 들어가더라도 실시간 위치파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차량 하차 후 터널 진입기록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작업 및 안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경사갱의 입구와 본선 교차로에 차단기를 설치하여, 경사갱 내에 장비 또는 차량이 주행하고 있는 경우 다른 차가 진입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장비간의 충돌을 사전에 예방하였다.
발파관제의 경우 시간대별 발파 사전경고(비상방송)→잔류작업자 확인→발파카운트 다운→발파→발파 후 가스확인→작업재개의 절차를 구축하고, [그림 4]와 같이 모바일 발파관제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기존의 안전관리 절차는 준수하면서 작업자 위치관제 시스템과 터널 내 CCTV 영상을 이용하여 안전한 발파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IoT 가스센서를 사용하여 터널내 산소농도, 유해가스, 폭발성 가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존의 가스센서는 주로 유선으로 구축되어 한 곳에 설치하게 되면 이동이 용이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그러나 IoT 센서는 전원만 공급되면 갱내 무선통신 네트워크에 자동으로 연결되어 가스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 특히 배터리로 구동되므로 필요시 언제 어느 장소나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림 5] (a)와 같이 수집된 가스정보는 실시간으로 모바일로 전송되어 누구나 조회할 수 있으며, 위험 시 경광등과 비상방송을 통해 대피알람을 줄 수 있다.
수집된 모든 정보는 모바일과 개인 PC에서 관제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별도의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될 수 있다. 서해선 철도현장의 경우에는 [그림 5](b)와 같이 터널 입구에 DID 모니터를 설치하여 모든 관계자가 터널 외부에서 내부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진입 전 터널 내 안전상황을 확인하고 진입할 수 있으며, 긴급상황의 경우 위험의 발생위치와 시간을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위례우남역 푸르지오의 경우에도 위치기반 안전관제/시공관제, 밀폐공간 용접시 산소농도 측정, 지능형 CCTV를 이용한 화재감시 등의 스마트 안전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그림 6](a)같이 작업자가 스마트 태그를 착용하면, 현장 내 출입여부와 위험구역 출입여부를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다. 작업 및 작업자의 현황은 [그림 6](b) 와 같이 디지털 가상현장에 표시되어 공유된다.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여 스마트 태그의 긴급호출 버튼을 누르게 되면 [그림 6](d)와 같이 작업자의 현재 위치가 디지털 가상현장에 표시되어 가장 가까운 관리자가 즉각 위치를 확인하고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다.
또한 밀폐공간 용접작업 시 IoT 가스센서를 설치하여 가스농도 저하를 감시하도록 하였다. 용접사에게는 안전밴드를 지급하여 가스센서의 정보를 직접 밴드에서 수신하도록 함으로써 산소농도 저하 시 스스로 위험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스마트패드에도 위험위치를 표시하고 경고를 발생시킴으로써 관리자가 신속히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화재 폭발의 위험이 있을 경우 현장에서는 신속한 대피가 이루어지며, [그림 7]과 같이 잔류인원수와 위치를 확인함으로써 전원 대피유도가 가능하다.
[그림 7] 화재위험 시 대피 관제 (위례우남역 푸르지오)
향후 스마트건설은 건설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안전분야에서는 관리 사각지대를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으며, 임박한 사고의 경고뿐만 아니라 현장의 위험도를 평가하여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의 현실과 차이가 있는 스마트 기기의 단순 적용은 오히려 생산성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건설업무의 세밀한 분석과 적용방안의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건설 프로세스에서 일부분에 대한 IT기술의 활용은 적용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전체적인 건설 프로세스와 관련 법규 및 시방에 대한 검토를 통해 운영 시나리오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건설 생산성과 안전성의 향상을 위해서는 PC 모듈화 공법, 조립식 주택과 같은 표준화 건설기술의 개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