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시영 강원대학교 방재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산불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2019년 9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 빅토리아주 등 호주 동남부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은 2020년 2월 10일 현재 남한 총 산림면적의 약 3배인 약 1,900만ha의 산림피해를 주면서 34명의 사망자와 약 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산불재난이 되었다. 이 산불은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약 11,330여 채의 주택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였고, 수십억 마리의 코알라 등 야생동물들이 피해를 입었다.
호주산불 외에도 2015년 미국 알래스카와 인도네시아 대형산불,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캐나다 포트 맥머리·스페인에서의 대형산불, 2017년 포르투갈의 대형산불이 발생하였고, 특히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70여 명 사망, 1,000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7년 강릉 대형산불, 2018년 고성 대형산불이 발생하였고, 특히 2019년 4월 4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2명 사망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주택 등 시설물들이 천여 채 이상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계절성 기후로 인한 봄철 산불이 가장 심각하다. 즉, 봄철엔 중국대륙으로부터 불어오는 편서풍으로 인하여 태백산맥을 넘은 바람이 휀(Foehn) 현상을 일으켜 바람이 강해지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어 이 시기에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최근 10년간 이 시기에 68%가 집중되었다. 특히, 이 시기에는 농사를 준비하기 위한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과 봄철 산을 찾는 등산객과 한식을 전후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성묘객들로 인하여 산불이 집중 발생한다. 위와 같은 시기 산림청 통계를 보면, 논·밭두렁 소각으로 인해 18%, 쓰레기 소각으로 13% 비율로 산불이 발생했다. 2017년 봄철에 발생한 산불 중 24시간 이상이 지속되거나 피해면적이 100ha를 넘었던 산불이 총 4건으로 특히 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다.
과거 우리나라에서의 산불은 그다지 사회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1996년 고성산불(3,762ha)과 2000년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23,794ha), 2002년 청양・예산산불(3,095ha), 특히, 2005년 양양의 낙산사 산불(973ha), 2009년 경주 보문단지, 2011년 울진·안동·예천 산불 그리고 2013년의 포항, 울산 울주 산불, 그리고 2017년 강릉·삼척·상주 산불 등은 인명피해와 함께 산림과 인접해 있는 시설물(가옥, 사찰 문화재, 송전시설, 축사 등)들의 소실과 더불어 많은 사회경제적 피해를 가져왔다.
그동안 겪은 산림 내의 주요 산불피해로는 주택, 농작물, 농업시설물, 축사, 가축, 축산기자재, 사료, 송이, 군사시설, 도로, 송전시설, 통신시설, 전력, 상수도, 사찰, 문화재 등 직접피해와 산림생태 환경 등의 파괴 등 간접피해가 있었다. 특히, 산림 내에는 사찰과 같은 중요 문화재와 송전탑, 통신선로와 같은 사회기반시설, 요양원과 같은 다중 이용 시설 등이 있어, 산불 발생 시 그 직접적 피해와 간접적 피해가 크며, 위치적 특성으로 인해, 단시간 동안 대형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017∼2019년까지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동해안 대형산불인 2017년 강릉산불, 2018년 고성산불, 2019년 고성·속초산불, 2019년 강릉·동해산불 등을 피해를 입은 130건의 주택 등 피해시설물에 대하여 피해원인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였다.
산불피해 시설물들의 피해정도를 분석한결과 전소가 88.5%로 가장 높았고, 반소 6.2%, 부분피해 5.4%로 조사되었다<표 2-1>.
구분 | 전소 | 반소 | 부분피해 |
---|---|---|---|
백분율(%) | 88.5 | 6.2 | 5.4 |
산불피해 시설물의 경사분석 결과 5°미만의 평탄지에서 53.1%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다음으로는 30∼40°미만의 험준지에서 15.4%, 40°이상 절험지에서 10.8%, 20∼30°미만 급경사지에서 9.2%, 5∼15°미만 완경사지에서 7.7%, 15∼20°미만 경사지에서 3.8%순으로 나타났다. 5°미만의 평탄지 시설물의 경우 구릉지형의 산 정상부의 피해와 비화에 의한 평탄지의 피해로 나타났다. 강원도 영동지역의 경우 봄철산불조심기간(2월 15일 ~ 5월 15일) 동안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양간지풍과 양강지풍 등의 강한 서풍계열의 바람이 발생한다. 또한 영동지역의 경우 서쪽 태백산맥의 고지대가 있으며 동쪽해안의 저지대에 대부분의 시설물들이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서풍계열의 강한 바람에 의해 경사지뿐만 아니라 높은 고지대로부터 평탄지까지 비화물들이 비화하여 평탄지에 위치한 시설물에게도 피해를 준 것으로 조사되었다<표 2-2>.
구분 | 평탄지 | 완경사지 | 경사지 | 급경사지 | 험준지 | 절험지 |
---|---|---|---|---|---|---|
기준 | 5°미만 | 5∼15°미만 | 15∼20°미만 | 20∼30°미만 | 30∼40°미만 | 40°이상 |
백분율(%) | 53.1 | 7.7 | 3.8 | 9.2 | 15.4 | 10.8 |
산불피해 시설물 주변의 주요수종을 분석한 결과 침엽수가 88.9%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혼효림이 10.1%, 활엽수가 1.0%로 조사되었다. 소나무 등 침엽수림은 산불의 발생과 확산조건이 양호하기 때문에 산불피해가 크게 나타났다<표 2-3>.
구분 | 침엽수 | 혼효림 | 활엽수 |
---|---|---|---|
백분율(%) | 88.9 | 10.1 | 1.0 |
산불피해 시설물 주변의 임분 밀도를 분석한 결과 밀임분이 58.6%로 가장 많았고, 중임분이 41.4%로 나타났다<표 2-4>.
밀도 | 밀 | 중 |
---|---|---|
백분율(%) | 58.6 | 41.4 |
산불피해 시설물 주변 수관화 발생 유무를 분석한 결과 수관화 발생이 86.9%로 가장 많았고, 수관화 미발생이 13.1%로 조사되었다. 대부분의 산불지역에서 수관화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본 연구의 조사대상지의 경우 관목층과 사다리형 연료가 많아 지표화에서 수관화 전이가 용이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표 2-5>.
수관화발생 유무 | 발생 | 미발생 |
---|---|---|
백분율(%) | 86.9 | 13.1 |
산불피해 시설물 주변과의 산림이격거리를 분석한 결과 0∼30m가 63.1%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30∼100m가 20.8%, 100∼200m가 13.8%, 200∼300m가 1.5%, 300∼400m가 0.8%순으로 나타났다. 30m 이하의 산림과의 이격거리는 평균 7.7m로 매우 인접해 있었고, 30m 이상의 산림과의 이격거리는 평균 101.9m 조사되었다. 강원도 영동지역 산불의 경우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비화의 거리가 넓은 것으로 조사되었다<표 2-6>.
이격거리 | 0~30m | 30~100m | 100~200m | 200~300m | 300~400m |
---|---|---|---|---|---|
백분율(%) | 63.1 | 20.8 | 13.8 | 1.5 | 0.8 |
산불피해 시설물들의 연료구조별 주 전이 경로를 추정한 결과 시설물의 지붕 재질과 벽체 재질, 바닥 틈새, 창문 등 연료의 종류에 따라 전이되는 주 화원을 추정하였다. 또한 공통사항은 시설물 주변에 장작 등이 적재되어 있어 산불로부터 비화물이 전이되어 시설물로 전이되는 경로를 추정하였다. <표 2-7>은 산불피해 시설물의 연료구조별 주 전이 경로를 추정한 것이다.
구분 | 주 전이 경로 | |
---|---|---|
연료종류 | 화원 | |
철근콘크리트 | 지붕(아스팔트싱글 등) | 비화물+복사열 |
벽체(드라이비트) | 비화물+복사열 | |
창문틈새 | 복사열 | |
철골(샌드위치판넬) | 창문 | 복사열 |
벽체 | 복사열 | |
바닥틈새 | 비화물 | |
벽돌(블럭) | 창문 | 복사열 |
벽체쪽 일부 | 복사열 | |
목조 | 지붕(기와, 슬레이트, 함석 등)- 낙엽 등 퇴적가연물 | 비화물 |
벽체 | 복사열 | |
바닥 | 비화물 | |
컨테이너 | 바닥틈새 | 비화물 |
가. 산불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의 주민 행동 요령
- 집 주변에 가연물질(폐지, 화목 등) 적재 금지
- 집 지붕에 가연물질(낙엽, 나뭇가지 등) 제거
- 집과 숲 사이에 이격공간 확보
- 신축이나 개축 시 방화자재 사용
- 평시 방화용수를 충분히 보관
- 산불대비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
나. 산불이 주변에서 발생했을 때 행동 요령
- 마을방송, TV방송, 재난문자 등 산불정보에 집중 및 대피장소 확인
- 언제든지 5분 안에 대피할 수 있게 미리미리 준비(귀중품, 비상물품 등)
- 이웃과 정보 공유
다. 산불이 집 주변으로 접근할 때 행동 요령
- 마을 방송, TV방송, 재난문자 등 산불정보 확인 및 문과 창문을 닫음
- 가능하다면 집 주위와 지붕에 물을 충분히 뿌림
- 불이 붙거나 폭발할 수 있는 것들은 제거
- 소방관과 공무원의 대피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대피
- 대피명령을 못 받았으면, 산에서 멀리 떨어진 대피장소로 신속 이동
라. 산불 예방을 위해 해야 할 일
- 산림과 인접된 곳에서는 논·밭 두렁 태우기, 쓰레기 소각 등 화기사용 금지
- 등산을 할 때는 성냥이나 라이터 등 화기물을 소지 금지
- 달리는 자동차에서 창밖으로 담뱃불을 투척 금지
- 산림주변 용접 작업 시 주의 및 화목보일러 등 연통청소 철저
마. 산불 신고 요령 연락처
- 산불 발견시 119, 112, 시·군 ·구청으로 즉각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