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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 인한 전기화재 사례 및 예방대책

글 김성제 방재시험연구원 화재조사센터 선임연구원

1. 머리말

국내에서는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로 누전차단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누전차단기는 과전류 및 누설전류를 차단하는 장치로 감전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는 크지만, 아크에 의해 발생하는 전기화재를 예방하지 못한다.

누전차단기가 일반용 주택에 100% 설치된 상황에서도 전기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20년도 아크로 인한 전기화재를 분류해보면, 절연열화에 의한 단락(21.1%), 트래킹에 의한 단락(13.0%), 압착손상에 의한 단락(5.0%), 층간단락(1.2%), 미확인단락(28.6%), 접촉불량(10.2%), 반단선(2.3%)으로 전체 전기화재 발생원인에 81.4%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도 화재통계연감(출처: 소방청)

결국 현행 누전차단기는 감전사고 예방에는 큰 효과를 얻었지만 전기화재 예방에는 미흡한 만큼 아크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2. 본문

가. 아크의 종류 및 특징

(1) 아크란 전위차가 있는 전로 사이의 공기 또는 절연피복의 절연이 파괴될 때 나타나는 고온 발광 방전현상(불꽃방전)을 말한다.

(2) 전기설비에서 발생하는 아크는 직렬아크와 병렬아크로 나눌 수 있다.

아크의 종류

(가) 직렬아크

부하와 직렬로 연결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아크로 접촉 불량, 반단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직렬아크는 회로전류가 부하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고, 회로전류가 보호장치인 누전차단기의 정격전류를 넘지 않기 때문에 전선이나 단자의 접속부에서 직렬아크가 발생하더라도 보호장치가 이상 현상을 감지하지 못해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나) 병렬아크

부하와 병렬로 발생하는 아크로 절연열화, 트래킹 등이 여기에 속한다. ‘ㄷ’자 형태의 전선 고정기구, 전기코드의 과도한 구부림, 문틈 및 무거운 물체의 압력 등의 영향으로 전선 두 가닥의 도체가 단선되거나 파열되는 과정에서 아크가 발생하고, 이때 생성된 줄열에 의해 절연체가 탄화되면서 병렬아크가 발생한다.

직렬아크 및 병렬아크 발생원인

나. 아크로 인한 전기화재사례

(1) 접촉불량

(가) 일반사항

① 소재지: 경기도 남양주 소재 창고시설

② 화재일시: 2016년 11월 14일(월) 18시 30분경

③ 인명피해: 없음

(나) 화재경위

본 화재는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창고시설에서 발생한 화재이다. 창고시설에는 생활용품인 세제, 샴푸, 라면 등이 보관되어 있었다. 창고시설은 중앙 전면부분에 위치한 지게차의 우측부분과 적치된 박스를 중심으로 연소가 진행되어 주변으로 연소가 확대된 연소흔적을 보였다. “중앙 전면부분에는 지게차용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퇴근하기 전에 지게차의 충전플러그를 지게차용 충전기의 충전커넥터에 연결하여 충전하였다.”는 창고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CCTV 영상자료, 지게차의 충전부에서 불빛과   연기가 식별됨

(다) 발화원인

지게차①의 전체적인 연소흔적은 충전기플러그 및 충전커넥터를 중심으로 연소되어 주변으로 연소가 확대되었다. 충전기플러그에는 4개의 연결단자(이하 “단자①~④”라 칭함), 충전커넥터에는 4개의 연결단자(이하 “단자⑤~⑧”이라 칭함)가 각각 설치되어 있으며, 그 중 단자⑤와 단자⑥에는 아크흔(Arc)이 생성된 상태로써 외부화염에 의해 생성될 수 없는 연소흔적으로 다음과 같은 전기적인 원인에 의해 생성되었다.

① 단자①과 단자⑤ 또는 단자②와 단자⑥이 불완전 접속되거나 수분 등에 의해 단자가 부식되어 산화막이 형성되는 경우에는 접촉불량이 발생하고, 이때 생성된 전기적인 열이 단자⑤와 단자⑥의 하우징을 탄화시키면서 트레킹이 발생하는 경우

② 충전커넥터의 하우징이 손상 또는 파손되어 수분이나 먼지 등이 단자⑤와 단자⑥으로 침투하여 트레킹이 발생하는 경우 등

지게차의 충전플러그, 충전커넥터 및 그 주변의 연소상황,사진 3의 표지부분, 충전플러그 단자①~④와 충전커넥터 단자⑤~⑦의 연소상황(단자⑤와 단자⑥이 용융됨)

(2) 반단선

(가) 일반사항

① 소재지: 서울시 송파구 소재 병원

② 화재일시: 2015년 6월 23일(화) 03시 41분경

③ 인명피해: 없음

(나) 화재경위

본 화재는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이다. 화재현장의 병원은 지하1층 물리치료실 내 CPM & 견인치료실의 후면 및 좌측부분을 중심으로 연소되어 주변으로 연소가 확대된 연소흔적을 보였다. 지하1층 물리치료실 내 CPM & 견인치료실에는 2개의 수납장과 전압조정기, 침대 및 견인치료기 등이 위치하며, “침대 아래 중간부분에는 멀티탭이 위치하며, 동 멀티탭은 CPM & 견인치료실 후면 벽체에 설치된 매입형 콘센트에 접속되었다. CPM①의 전원코드가 멀티탭에 연결되었는지 매입형 콘센트에 바로 연결되어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병원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CPM & 견인치료실, 후면방향의 연소상황(적색 점선방향으로 연소확대), CPM & 견인치료실, 전면방향의 연소상황

(다) 발화원인

멀티탭의 전원선에서는 반단선에 의한 아크흔과 반단선에 의한 전기적인 발열에 의해 단락흔이 생성된 상태이며, 반단선 흔적은 외부화염에 의해 생성되기 어려운 전기적인 현상으로써 화재는 동 전원선 및 그 주위부분에서 최초 발생하였다.

일반적으로 통전 중인 전원선이 중량물에 의해 압착되거나, 압착된 상태에서 구부림 등이 반복되는 경우 전선 내부에서 소선 일부가 끊어지고, 끊어진 소선이 서로 접촉을 반복하면서 아크흔이 생성되며, 이 때 발생된 아크열과 줄열(끊어진 소선에 의해 도체의 단면적이 감소하게 되고 저항이 증가하면서 발생됨)에 의한 전기적인 발열로 주위 가연물이 착화 되었다.

멀티탭 및 그 주변의 연소잔류물, 사진 7의 표지부분, 멀티탭 전원선의 연소상황

3. 화재예방 및 대응방안

가. 아크차단기의 설치 필요성

(1) 아크차단기는 종속된 배선상의 절연파괴, 접촉불량, 절연열화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아크(직렬아크, 병렬아크, 지락아크)를 검출하여 회로에서 분리하여 차단하는 기능을 가진 차단기이다.

(2) 구성 : 전류가 인입되는 입력부, 아크전류를 검출하는 검출부, 신호를 처리하는 처리부로 구성한다.

(3) 동작원리 : 아크차단기는 아크가 발생하였을 때 전기기구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와 전선에서 발생하는 아크전류를 분류하여 전선에서 발생하는 아크전류만을 검출하여 차단시키는 장치이다.

아크차단기 동작원리

나. 해외기준

(1) 미국은 1999년 2월 ‘UL 1699 AFCI(Arc-Fault Circuit Interrupters)’를 제정하고 2002년 1월 1일부터 아크차단기를 주택에 의무 적용했다.

(2) 2013년 7월에는 국제표준인 ‘IEC 62606 AFDD(Arc Fault Detection Devices)’가 제정돼 세계적으로 아크차단기가 보급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3) 2018년 이후 독일을 시작으로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시험표준 및 설치기준 제정이 추진돼 아크차단기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다. 국내기준

(1) 한국전기설비규정(KEC, Korea Electro-technical Code)에 아크차단기 설치에 관한 사항이 명시되어 있으며, 의무사항은 아니다. - KEC 214.2.1.7 화재 및 화상방지에 대한 보호 화재의 위험성이 높은 20 A 이하의 분기회로에는 전기 아크로 인한 화재의 우려가 없도록 KS C IEC 62606(AFDD, AFCI, 사고아크 검출장치에 대한 일반조건)에 적합한 장치를 각각 시설할 수 있다.

(2) KS C IEC 60364-4-42 421.7에는 다음 장소의 분기회로에 아크 고장의 영향에 대한 특별한 보호대책을 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 숙박시설 구내 - 헛간, 목공소 등과 같이 가공처리 또는 물질의 특성으로 인해 화재위험이 있는 장소 - 목재건축물 등과 같이 가연성 건축자재가 있는 장소 - 화재확산 구조물 - 문화재와 같은 소실 시 대체 불가능한 물품이 있는 장소

4. 맺음말

가. 2020년도 전기화재 발생원인 중에 아크로 인한 전기화재는 81.4%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 즉, 일반용 주택에 누전차단기가 100% 설치되어 있어도 아크에 의한 전기화재를 예방할 수 없다는 뜻으로 전기화재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아크차단기 설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 미국은 아크차단기 필요성을 인식하고 1999년 UL1699 AFCI 표준을 제정했고, 2002년 주택 내 아크차단기의 설치를 의무화 시켰다. 그로 인해 미국 전체의 연간 전기화재가 50% 이상 감소되었다는 분석 결과가 NFPA(미국방화협회)를 통해 2011년에 발표했다.

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크차단기는 누전차단기에 비해 20~30배 가격이 비싸고, 실증 재현실험을 통한 경험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정부 정책자금 지원 및 다방면의 실증 재현실험을 통해 신뢰도 높은 보급형 아크차단기 개발이 필요하다.

[그림 12] NFPA 발표내용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