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석유화학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인터넷 주문의 증가로 인하여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은 매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플라스틱 폐기물의 발생량은 최근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물품구매와 음식 배달 주문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폐플라스틱 발생량 증가로 인한 환경적인 문제는 비단 국내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거 선진국들은 폐플라스틱과 같은 폐기물을 타국을 수출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최근 열처리 기술개발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점차 자체적으로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이다.
열분해 기술이란 열의 작용에 의하여 화합물이 두 가지 이상의 물질로 분해되는 반응을 말한다. 열분해 기술을 사용하면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도 구분 없이 재활용할 수 있고, 그만큼 재활용률도 상승하며 폐수나 폐기물 등의 2차 공해를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열분해 기술은 그간 기계적 재활용이 어려웠던 혼합 폐비닐 등의 폐플라스틱 처리와 석유화학 대체물질 확보, 소각 대비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폐플라스틱 열분해로 순환경제, 탄소중립 선도(2021.6.21)’의 보도자료에서 열분해 처리 비중을 현행 0.1%에서 2030년 10%로 높여 순환경제 및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선도할 계획을 발표하였고, 더불어 2022년 6월경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로 제조한 열분해유가 원유를 대체하여 납사, 경우 등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재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부분의 이면에서 안전상의 문제점도 확인되고 있다. 실제로 플라스틱 열분해 공정 중에 발생되는 고온의 열분해 가스(가연성 가스)가 열분해로 외부로 누출되는 과정에서 폭발적인 연소로 인한 폭발압력 및 화염에 의하여 인명 및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열분해로 폭발사례를 통하여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정에 따른 화재폭발의 위험성을 확인하고 예방대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 가. 열분해 공정
- 재생유 열분해 공정은 고분자와 같이 분자량이 높은 물질을 환원성 분위기에서 열을 가함으로써 분자량이 낮은 물질로 분해시켜 회수할 수 있는 공정 과정이다. 열분해를 통한 재생유 생산기술은 반응온도, 시간, 반응 물질, 반응 용기, 열분해로 운전방식 및 촉매 사용 여부 등의 조건에 따라 차이가 발생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반응온도는 약 350~450℃ 에서 재생유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열분해 공정을 통하여 생산된 재생유를 열분해 연료유 또는 열분해유라 한다.
- 나. 열분해로
- 플라스틱 열분해로는 가열로의 일종으로 원통형 방식의 회전식 열분해 가마의 형태이며, 일반적으로 로터리 킬른으로 통칭하여 부른다. 로터리 킬른의 원형 가마는 수평에서 약간 기울어진 원통형 용기로 세로 축을 중심으로 천천히 회전하는데, 내부에 내화 벽돌을 붙인 강철제의 회전 원통에 플라스틱 원료를 넣고 열풍이나 불꽃을 가하여 가열하는 가열로이다. 이러한 로터리 킬른은 주로 고온에서 재료를 처리하여 화학반응 또는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하여 폐촉매 재생, 광물 건조, 시멘트 소성 공정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 다. 열분해로의 폭발 위험성
- 일반적으로 열분해 공정 중 선별된 플라스틱 폐기물을 열분해로의 가마에 주입한 후 무산소 조건에서 가마 내부를 약 350~450℃의 온도로 약 7~10시간 가열한다. 이러한 열분해 공정 과정에서 액상의 열분해유와 기상의 열분해 가스가 발생하게 되는데, 열분해로의 내부에서 발생되는 열분해 가스로 인하여 열분해로의 내부는 약 0.02~0.04MPa의 압력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열분해로의 내부는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가득 채워진 상태이나, 산소가 없어 연소반응은 발생하지 않는 상태이다. 하지만 상기의 상태에서 열분해로의 외부로 고온의 열분해 가스가 누출되거나 내부로 산소가 유입되는 경우 열분해 가스와 산소가 급격한 산화반응으로 인한 폭발의 위험성이 존재하게 된다.
3. 폭발사례
- 가. 일반사항
- - 소재지: 경기도 평택시 소재 폐플라스틱 재생공장
- - 화재일시: 2021년 10월 28일(목) 13시경
- - 인명피해: 없음
- 나. 화재경위
- 본 사고는 경기도 평택시에 소재한 플라스틱 재생공장(이하 ‘공장’이라 칭함)에서 발생된 폭발화재 사고이다. 공장의 내부에는 2대의 열분해로(열분해로①, 열분해로②)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각 열 분해로는 회전식 가열로 연소기, 슬러지 배출관, 개폐문, 압력계 및 온도계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사고발생 당일 평상시와 동일하게 열분해로②를 이용하여 합성수지와 구리금속의 혼합된 폐기물에서 재생유와 재생가스를 추출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고, 열분해로①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채워진 상태에서 가동되지는 않은 상태였다. 열분해로②의 내부에 플라스틱 폐기물을 넣고 연소기로 가열한 후 약 1시간 30분 경과 후에 폭발이 발생 되었으며, 폭발 당시 열분해로 내부의 압력은 0.13MPa까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공장의 내부에 설치된 열분해로②의 개폐문은 폭발압력으로 인하여 열분해로②에서 이탈되어 인접한 공장까지 비산된 상태이며, 공장의 전체적인 연소형태는 열분해로②의 개폐구 주위를 중심으로 폭발압력 및 연소가 확대된 형태를 보였다.
Fig. 1 열분해로② 및 부속설비의 설치 개략도
- 다. 사고원인
- 열분해로②의 전면 개폐문은 이탈되고, 개폐문에 설치되어 있던 힌지의 체결봉은 파손된 상태이며, 체결볼트①의 말단부가 손상된 흔적이 있는 상태로 볼 때 열분해로②의 내부에서 발생된 폭발압력이 외부로 분출되는 과정에서 발생된 사고이다. 또한 열분해로②의 파손된 체결봉 및 체결볼트①의 상태 그리고 개폐문의 너트지지대(너트지지대①, 너트지지대②)의 파손 형태로 볼 때 열분해로②의 체결볼트① 주위에서 최초 폭발압력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Fig. 2 열분해로①과 열분해로② 전면의 상황
플라스틱의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되는 열분해 가스로 인하여 열분해로 내부의 압력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승된 압력에 의하여 개폐문이 개방되지 않고, 밀폐가 유지되도록 체결볼트와 너트지지대에 의하여 견고하게 지지되어야 한다. 하지만 열분해로②에 설치된 체결볼트②는 나사산의 상당 부분이 마모된 상태이며, 와셔(washer) 또한 체결되지 않은 상태로서 상기 체결볼트②는 개폐문의 너트지지대에 견고하게 지지될 수 없는 상태로 확인되었다.
한편 열분해로②의 다른 체결볼트의 체결상태를 확인한 결과 볼트의 나사산이 너트의 외측으로 돌출된 길이가 일정하지 않은 상태로 체결된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개폐문에 설치된 너트지지대에 공구를 사용하여 체결볼트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견고하고 균일한 힘으로 체결된 것으로 보기 힘든 흔적이다. 결과적으로 열분해로의 개폐문을 견고히 고정시키는 고정볼트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균일한 힘으로 체결하기 어려운 점, 고정볼트가 마모되거나 파손된 상태에서도 열분해로가 지속적으로 사용된 점 등으로 볼 때 열분해로의 개폐문을 균일한 힘으로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즉 폐플라스틱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된 고온의 열분해 가스는 발화점 이상의 온도로 열분해로 내부에 양압을 유지하며 채워진다. 이때 개폐문의 체결볼트 체결 불량의 원인으로 고온의 열분해 가스가 개폐문의 틈으로 새어 나오고, 열분해로 내부 압력이 대기압 부근으로 낮아지면서 열분해로의 내부로 산소가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열분해로 내부로 유입된 산소와 열분해 가스가 급격한 산화반응을 하는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4. 맺음말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은 혼합 비닐 및 플라스틱 폐기물의 처리와 석유화학 대체물질 확보 그리고 소각 대비 온실가스 저감 등의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열분해 과정에서 발생된 고온의 열분해 가스가 열분해로 외부로 누출되는 경우 폭발의 위험이 있음을 인지해야 하며, 열분해로 사용 과정에서 열분해로 외부로 열분해 가스가 누출되지 않도록 개폐문의 견고한 밀폐관리 등을 포함한 아래의 안전작업절차가 수립될 것을 제안한다.
- ∙열분해로 개폐문의 체결볼트의 나산이 마모되거나 파손된 경우 즉시 교체한다.
- ∙체결볼트를 너트지지대에 체결할 때 균일한 힘으로 견고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기계적·전기적 장치를 마련한다.
- ∙열분해 과정 중에 열분해로 주위에 점화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화원을 제거한다.
- ∙열분해 과정 중에 누출되는 가연성 가스를 감지하고 경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
- ∙열분해 과정 중에 열분해 가스가 누출되는 것이 확인되는 경우 즉시 열분해로의 연소기를 끈다.
- ∙열분해 과정 중에 열분해로 개폐문의 전면 주위에서 작업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 ∙열분해로 개폐문 주위에 화재폭발 사고로 연소확대 될 수 있는 가연물을 적재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1) 조지혜외 2인,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KEI포커스 제10권 제6호, (2022)
2) 김종운외 2인, “열풍 가열로 폭발사고 사례연구”, 안전보건공단, (2014)
3) 구채칠외 2인, “폐기물 열분해 재생유 생산공정 화재사고 사례연구”, 안전보건공단, (2021)
4) 이승훈, “폭발·감식 화재조사 이론과 실무”, 동화기술, PP. 24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