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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시대 그늘, 늘어나는 치매...보험으로 대비해야

글 류상만 한국보험신문 기획실장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50대 이상은 가장 두려운 질환으로 치매를 꼽았다. 치매는 50대 미만 세대에게도 암 다음으로 두려운 질병이다. 그러나 이처럼 치매를 두려워하면서도 정작 치매에 대한 준비는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장수시대는 불행하게도 치매라는 질병의 증가와 함께 오고 있다. 2017년 치매환자 수는 70만명에 육박했다. 성별로는 여성 치매환자가 46만 2,257명으로 전체 환자의 71.3%를 차지해 남성보다 2.5배 많았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매환자 비중도 커져 전체 치매환자의 85.6%가 70세 이상 노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치매환자 수는 2024년 100만 명을 초과한 뒤 2041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삶까지 파괴하는 대재앙이다. 치매 간병에 지친 나머지 결국 견디지 못하고 가족이 환자를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치매는 환자를 돌보는 것도 어렵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치매환자 한 명을 1년 간 돌보고 치료할 경우 드는 비용이 2017년 기준 2000만원을 넘는다.

하지만 치매에 대한 리스크는 한창 일할 시기에는 의식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준비가 부족하다. 고령사회에서 치매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하지 않으면 빈곤과 가정불화가 찾아오게 된다. 보험산업은 이런 사회환경을 활용해야 한다. 현재 보험시장의 포화상태를 치매보험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관심을 적극적으로 가질 필요가 있다.

* 치매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스스로 기본적 활동이 어려운 치매환자는 식사, 개인위생, 이동 등에 간병이 필요하며 치매정도가 높아질수록 간병시간도 늘어난다. 한국치매학회 조사에 의하면 국내 치매환자의 주간병인으로는 환자가족(90.1%)이 가장 많고, 대다수는 여성(68.5%)이며, 하루 평균 간병시간은 4.8~8.8시간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연간 10만명 이상이 가족 간병을 위해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나 ‘간병이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보호자의 27%가 직장을 퇴사했으며, 51%는 기존 노동시간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치매가 가족의 고통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시행키로 했다. 치매 의료비의 90%를 건강보험 적용하고, 지역사회에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치매안심병원을 설립해 치매의 조기 발견과 치료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치매 정책은 치매 치료비 지원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치매 발병 기간 동안 가족의 실직 등의 문제는 치매국가책임제로도 한계가 있다.

* 핵가족시대를 대비한 치매보험 전략 필요

치매환자 국가책임제는 치매환자 의료비 부담은 완화할 수 있지만 생활비나 간병비까지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치매관련보험은 직접비용보다는 생활비 보장 등 부가비용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바람직해 보인다. 보장내용의 확대는 치매보험이 암보험처럼 대중 보험으로 가는 길에 필요한 부분이다. 기존 중중치매 중심에서 중등·경도치매까지 보장하는 등 보장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민영 치매보험의 효용성은 커질 것이다. 다만, 손해율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은 절대적이다.

치매보험은 언뜻 나이가 많은 부모 세대만이 가입하는 보험 같기도 하지만, 나를 돌봐줄 가족이 없는 나홀로족들에게도 니즈가 충분한 보험이다. 고령이 되어 온전한 정신을 잃거나 거동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때 나를 돌봐줄 가족이 없다는 것은 치매보험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그래서 젊은 층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보는 보험 중 하나가 치매보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