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신이철 화재보험협회 화재환경시스템팀, 공학박사
가. 목적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 더불어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건축물도 인구 이동에 따라 밀집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 제한된 토지면적에 많은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초고층화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건축물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내부에 배치된 가연물이 열분해하여 가연성 가스를 생성하며 연소하게 되고 가연물의 연소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화재가 발전하여 화재실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이후 플래시오버 현상이 발생하며 구획실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게 되고 화재성상은 연료지배형화재에서 환기지배형화재로 전환된다. 환기지배형화재 조건에서는 구획 내에서 가연성가스의 연소에 필요한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연소하지 못한 가스가 개구부를 통해 화염과 함께 외부로 분출하게 되고 외기의 산소와 만나 연소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분출화염은 [그림 1]의 화재사례와 같이 외벽면의 외장재 등을 가열하여 상층부로 빠르게 연소확대 되는 특성이 있다. 건축물의 화재안전상 개구분출화염은 고층건물의 수직 화염전파를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본고에서는 건축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최성기에 도달한 상황에서 개구부로부터 분출되는 화염이 건축물 외장재로 확대되어 외벽화재로 발전되고 이후 수직 전파되는 위험성에 대해 실험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가. 실험의 개요
실험은 일본 동경이과대학 화재과학연구센터 실험동에서 실시하였다. 화재실의 크기는 내부 치수로 가로 2000mm × 세로 2000mm × 높이 2000mm로 제작하였다. 화재실을 구성하는 재료는 개구부면을 제외하고 두께 75mm ALC 블럭으로 조적하고 외부를 두께 1.6mm 강판과 5mm 앵글로 보강하였다. 개구부면이 되는 벽의 재료는 규산칼슘판(calcium silicate board, 두께 75mm)을 이용하였다.
화원은 가로 1830mm × 세로 310mm × 높이 305mm의 가스버너를 이용하였다. 화재실의 바닥면의 중앙부에 가로로 구멍을 뚫어 가스버너를 설치하였다. 또한 가스버너와 바닥면의 틈새는 세라믹보드(두께 50mm)와 세라믹화이버(두께 25mm)를 이용하여 외부로부터의 공기 유입과 유출을 방지하였다.
외벽은 국제표준인 ISO 13785-2의 사이즈를 인용하여 가로(폭) 3000mm × 높이 5700mm로 제작하였다. 외벽의 구성 재료는 강재 앵글로 틀을 짜고, 규산칼슘판(두께 25mm)과 세라믹화이버(두께 25mm)을 사용하여 마감하였다.
나. 실험조건 및 방법
건축물 구획 내에서 화재로 인해 플래쉬오버가 발생하면 개구부로 화염이 분출되게 된다. 이렇게 분출된 화염의 형태는 개구부의 형상에 의존하므로 본 실험에서는 조건으로 <표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개구 형상조건을 식 1에 의해 5조건으로 설정하였다.
(1)화원조건은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하였으며, MFC(Mass Flow Controller)을 이용하여 설정 공급량으로부터 화재실내의 열방출률을 산출하였다. 열방출률은 구획에서의 목재 화재 발생시 최성기 상황을 고려하여 식 2에 따라 설정하였다.
(2)B | H | n | AH^½ | HRR 1800AH^½ | |
---|---|---|---|---|---|
[m] | [m] | [-] | [m^5/2] | [kW] | |
case 1 | 0.5 | 1 | 1 | 0.5 | 900.00 |
case 2 | 1 | 1 | 2 | 1 | 1800.00 |
case 3 | 1 | 0.8 | 2.5 | 0.72 | 1287.98 |
case 4 | 1 | 0.67 | 3 | 0.55 | 987.15 |
case 5 | 1 | 0.5 | 4 | 0.35 | 636.40 |
다. 측정 항목
실험 시 측정항목에 대해 [그림 2]에 나타내었다. 데이터계측은 데이터로거을 사용하였으며, 1초 간격으로 기록하였다.
(1) 온도
① 화재실 내부온도 : 화재실의 개구부를 기준으로 안쪽 코너 부분과 개구부쪽 대각선 방향 코너 부분에 바닥면부터 천장면까지 500mm, 1000mm, 1500mm, 2000mm의 위치에 K-type 시스열전대 8개를 설치하였다.
② 개구부 중심온도 : 개구부중심부에 하단부터 상단까지 100mm 간격으로 개구조건을 고려하여 K-type 열전대를 설치하였다.
③ 외벽면 온도 : 외벽면으로부터 50mm 떨어진 위치에서 K-type 열전대를 개구부 상단중심부터 200mm 간격으로 3000mm까지 15개 설치하였다.
(2) 열방출률
MFC로부터 도시가스의 공급량을 조정하여 화원의 열방출률을 제어 및 측정하였다.
(3) 열유속
개구분출화염으로부터의 외벽면에 도달하는 열유속을 측정하기 위하여 열유속계(Heat flux meter)를 설치하였다. 개구부 상단중심으로부터 600mm, 1600mm 위치에 전열열유속계(대류+복사)와 복사열유속계를 2개씩 설치하였다.
가. 화재실 온도
[그림 3]에 시간변화에 따른 화재실의 평균온도(Tf)를 나타내었다. 그래프는 화재실에 설치한 8개의 열전대에서 측정된 온도를 평균하였다. 그 결과 온도가 화원 점화 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약 100초를 기점으로 온도 상승 곡선이 완만해지면서 이후 약 1200℃에서 준정상상태에 돌입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급격한 온도상승으로 인해 구획 내에서 플레시오버 현상이 발생되었고, 연료지배형화재에서 환기지배형 화재로 화재 성상이 변화하면서 개구부로 화염이 분출되어 외벽화재의 형태를 보였으며, 실제 화재 상황이라면 빠르게 상층부로 화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사료되었다. 각 시험조건 별로 최고온도 값(1200초)을 비교한 결과 n=1의 경우 1264.7℃, n=2의 경우 1205.7℃, n=2.5의 경우 1284.7℃, n=3의 경우 1250.7℃, n=4의 경우 1132.6℃로 나타났다.
나. 중성대 높이
<표 2>는 각 개구 아스펙트 비에 따른 중성대 높이의 계산 값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그림 3]에 본 실험에서의 개구높이와 중성대의 비율을 나타내었다. 중성대는 개구부로 분출되는 화염의 열량을 산출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인자로 중성대 높이가 낮을수록 개구부로 유출되는 열량이 많아져 외벽화재 위험성이 증대되는 경향이 있다.
중성대 높이는 측정한 구획 내 평균온도를 이용하여 식 3에 의해 계산하였다. 그 결과, 본 실험 범위에서는 개구부의 37~38%의 높이에 중성대가 위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개구부 면적의 60% 이상에서 화염이 분출되는 것으로 외벽화재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3)aspect ratio (n=2B/H) | Height of neutral plane (Zn) |
---|---|
n=1(Case1) | 0.38 m |
n=2.5(Case3) | 0.3 m |
n=3(Case4) | 0.25 m |
n=4(Case5) | 0.19 m |
다. 외벽면 온도분포
[그림 5]에 외벽면 온도분포(ΔTF)와 개구부 상단으로부터의 높이(z)의 관계를 나타내었다. 개구부 상단으로부터의 높이 1m~3m까지를 비교한 결과 n=2.5, n=3, n=4, n=1의 순서로 온도가 높게 확인되었다. 또한, 개구부 상단의 온도가 약 700~900℃로 나타나 외벽화재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상층부로의 화재확대 위험성도 높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전체 실험조건에서 1m부터 온도분포가 감쇠하는 경향이 보였다. 각 조건에 따른 온도차에 대하여 높이 0m~1m의 경우 분출화염이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역으로써 아스펙트비에 따라 온도차가 확연하게 나타났다. 전 실험조건에서 높이가 약 1m 이후에 온도구배가 z^-1에 비례하여 감쇠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본 실험를 통해 구획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플래쉬오버에 도달할 경우 고온의 화염이 개구부를 통해 분출되면서 외벽화재로 발전하게 되고 이로 인해 수직화염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위험성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실험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건축물의 외장재 화재는 한번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발생시킨다. 현재 우리나라는 외장재를 통한 외벽화재에 대해 실규모 화재위험성평가 방법 및 기준이 부재한 실정이다. 또 다른 대형화재가 발생한 후 대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기존의 국내외 화재사례를 살펴보고 해외 규격을 면밀히 검토하여 우리나라에 적합한 평가방법 마련하고 적용범위 및 평가기준에 대한 국가적 논의가 하루빨리 진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