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도입을 위한 각종 지원정책으로 인해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각국 정부와 세계 여러 기구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내연기관 수준과 동등하게 전기차 성능을 발전시켰다. 또한 대부분의 아파트 지하에도 설치되고 있는 충전설비 등 관련 인프라는 전기차를 더욱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러한 보급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상존한다. 최근 몇 년간 몸서리치게 만들었던 ESS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차에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21년 6월과 12월 전기차 주행 중 충돌로 인해 전기차 하부에서 발생한 화재가 순식간에 차량 전체를 덮쳐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전기차 화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증폭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화재통계나 관련 논문 등을 참조하여 전기차 화재위험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확인해 보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도입을 위한 각종 지원정책으로 인해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각국 정부와 세계 여러 기구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내연기관 수준과 동등하게 전기차 성능을 발전시켰다. 또한 대부분의 아파트 지하에도 설치되고 있는 충전설비 등 관련 인프라는 전기차를 더욱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러한 보급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상존한다. 최근 몇 년간 몸서리치게 만들었던 ESS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차에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21년 6월과 12월 전기차 주행 중 충돌로 인해 전기차 하부에서 발생한 화재가 순식간에 차량 전체를 덮쳐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전기차 화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증폭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화재통계나 관련 논문 등을 참조하여 전기차 화재위험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확인해 보았다.
금융감독원에서 2022년 6월 7일 보도한 “전기차 자동차보험 현황 및 감독 방향”에 따르면 ’21년말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전기차는 18.4만대로 ’18년(4.6만대) 보다 3배 이상 증가하였다. 전기차의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보험 가입대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자동차보험 시장에서의 비중은 0.8% 수준을 차지하였다. 전기차와 비전기차의 평균 보험료를 살펴보면, 비전기차의 평균보험료(76.2만원)에 비해 18.1만원 높은데 이는 전기차의 차량가액이 높아 자기차량손해(자차) 보험료가 높은데 주로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 보험료 차이가 아닌 연도별 보험 증감율에 있다. 연평균 비전기차는 11.2% 증가하는 반면 전기차는 연평균 34.5%로 비전기차 대비 3배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핵심부품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높은 교체 비용, 전자제어장치․센서 등 전자장치에 대한 높은 수리비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문 정비업체 부족으로 부분수리가 어렵고 제작사의 교환정책 등으로 경미한 손상에도 교체 수리를 하고있는 상황으로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수리·교환 기준 도입이 시급하다.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최근 1~2년간 코나 전기차에서 잦은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운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한 사례도 있어 해당 차량 소유자의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보도자료1) “전기자동차 화재,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소방방재신문, 22.1.20
기준 2018년~2021년 7월까지 국내에서 17건의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였다. 또한 올해 6월 4일 부산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톨게이트 직전 도로 분리벽과 충격 흡수대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지 3초 만에 차량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서 탑승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전기차 화재 위험의 불안감이 고조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지난 9월 26일 7명이 생명을 앗아간 대전 프리미엄 아웃렛의 지하 주차장 화재 시 화재 원인으로 전기차에서 발화되었다는 잘못된 뉴스가 배포되어 전기차에 대한 화재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었다.
2022년 2월 11일 벨기에 브뤼셀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였다. 당시 화재진압이 어렵고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심하게 손상되어 소방관들은 지하 주차장의 전기차 금지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는 전기차 화재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도 있다. 중국에서 언론이 발표한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발생한 전기차 화재건수는 86건이었는데 CarNewsChina가 보도2)한 바에 따르면, 2022년 1분기에 640건의 전기 자동차 화재를 기록하였다. 이는 하루 평균 7대의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것인데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 배터리 제조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삼원계(NCM) 방식이 아닌 화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리튬인산철계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상당히 큰 수치임을 알 수 있다.
미국 연방교통 위원회(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와 미국 교통 통계국(Bureau of Transportation Statistics)이 발표한 자료3)를 참조하여, 자동차의 종류를 크게 내연기관차(가솔린, 디젤 등),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로 구분한 후 10만 대당 화재 수를 확인해 보았다.
일반적으로 전기차가 더 위험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는데,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전기차의 화재빈도는 내연기관 대비 상당히 낮은 수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국내 통계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수와 소방청의 화재통계 분석결과 다음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자동차 1만 대당 화재 발생률이 내연기관 차는 1.88%고 전기차는 1.63%로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이 더 낮다. 교통사고로 인한 전기차 발화를 제외하고 교통사고 외 배터리 발화 사고 비율은 0.52%로 화재발생 비율은 더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가 공개한 Tesla 2021 Impact Report 중 자동차 화재위험 부분을 참조하면 주행거리 별 화재 발생빈도로 가솔린차와 전기차의 화재위험성을 비교하면 가솔린차의 화재 위험성은 전기차 대비 11배 높다고 한다.
EV Fire Safe 2021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발생 원인은 원인미상(37건), 충전 중(31건), 제조사/배터리 결함(24건), 충돌(20건) 등의 순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국 언론이 보도4)한 자료에 따르면 2020-2022 화재 원인을 분석한 결과 86건의 화재사고 중 화재사고 유형은 크게 충전 중 화재, 주행 중 화재, 주차 중 화재, 충돌 후 화재 등 4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 화재사고 86건 중 원인불명 사고 7건을 제외하면 주차 중 31건, 충전 중 22건(충전기 화재 포함), 주행 중 20건, 충돌 후 6건이 발생하였다. 전기차 화재는 충전/주차 중 많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국내 보도자료2)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화재는 여름에 전체 화재의 50% 이상이 발생하였고, 중국의 경우에도 중국 언론이 보도5)한 자료에 전기차 화재의 66% 정도가 무더운 날씨에 발생한 것으로 보아 전기차의 화재 위험은 여름에 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전기차의 화재발생 빈도는 내연기관차 대비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화재 시 화재의 심도는 어떨지 관련 연구자료를 찾아보았다. 내연기관(ICE; Internal Combustion Engine)과 전기차(EV; Electric Vehicle)의 화재 시 열방출율을 비교한 연구자료가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2012년경 수행된 자료로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용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관련 연구자료5)를 살펴보면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은 20kWh 내외로 지금의 전기차 배터리 용량인 60~100kWh 대비 상당히 작은 용량의 전기차로 이 차이를 감안하고 시험 결과를 참고해야 한다. 주요 시험 결과는 아래의 표와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화재 시험 결과를 보면 전기차의 최대 열방출율이 내연기관차 대비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21년 국립소방연구원 발표한 논문6)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경차인 레이의 가솔린차(가솔린 3L 주유 상태)와 레이 EV(16kWh 배터리 완충 상태) 화재시험을 수행하여 측정한 온도 그래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세계적인 화재위험기준 제정기관인 NFPA(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에서도 전반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보다 더 큰 위험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하였다.7) 여러 연구 결과 등을 참조한 결과 화재 시에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의 심도가 더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통계적인 결과를 참고한 화재 발생 가능성과 비교시험 결과를 참조한 화재 심도의 관점에서는 전기차가 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화재진압의 관점에서는 대부분의 연구 보고서에서 전기차가 더 위험하다고 하고 있다. 전기차는 화재 시 리튬이온배터리 특성 상 열폭주가 발생하여 화재 진압이 매우 어렵다. 미국 테슬라 리포트에 따르면 화재 진압시간은 전기차가 가솔린차 대비 8배 정도 오래 걸리고, 소요인력도 2.5배 가량 필요하고 한다. 화재 진압을 위한 필요 수량도 내연기관차는 1톤 정도가 필요한 반면 전기차는 110톤 정도 필요하다고 한다.
전기차가 화재 발생 시 화재진압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차를 지하에 주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지상에서 화재가 발생하여도 진압이 어려운데, 지하에서 화재 발생 시 대응이 어려워 이로 인한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하여 도입한 조치이다. ‘20년 9월 독일의 쿨름바흐 시내 한 지하 주차장에서 내연기관차인 폭스바겐 골프에서 불이 나 5개월간 주차장이 폐쇄된 사건이 발단이 되어 독일 쿨름바흐시와 레온베르크시는 ‘21년 초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주차를 금지하였다.8) 이 화재는 내연기관차에서 발생한 화재였지만 전기차에서 불이 났으면 더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주차를 선제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22년 2월 11일 벨기에 브뤼셀 폭스바겐 전기차 화재로 인해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화염에 심하게 손상되어 소방관들이 지하 주차장의 전기 자동차 금지를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전기차는 여러 시장조사 보고서에서 전망하듯이 앞으로도 보급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최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연이은 전기차 화재로 불안감에 휩싸인 경험이 있고, 또 최근 부산 아이오닉 톨게이트 화재 사고로 전기차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대로 전기차의 화재발생 빈도는 내연기관차 대비 낮은 편이고, 설사 화재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열방출율 관점에서는 그 위험도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의 리튬이온배터리 특성 상 화재 시 진압이 매우 어렵다. 내연기관차의 차량당 열방출율이 전기차 대비 낮다고 하지만 화재진압이 어렵다면 지하주차장 등 구획된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협소하여 전기차 충전설비 설치 시 지하공간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화재는 예방이 가장 좋겠지만, 여러 요인으로 화재는 늘상 발생할 수 있기에 최악의 수를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미 전기차 충전설비는 도심지의 빌딩 및 아파트 지하공간에 자리잡고 있으며, 앞으로 신규로 지어질 건물은 더 많은 수의 전기차 충전설비를 설치하게 될 것이다. 만일의 사고에 미리 대비하고 있어야 피해의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기차는 수차례 강조한 대로 화재진압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단 한건의 사고로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거나 금지하려는 독일이나 벨기에 사례로 볼 때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은 우리나라가 전세계를 리딩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 주차장과 같이 구획된 공간에 설령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효과적으로 화재를 제어 또는 진압할 수 있는 실증 연구나 시험을 통해 전기차의 화재가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갖는지 실증해보고 이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급격한 전기차 보험료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잦은 리튬이온배터리의 교체에 대한 기준 또는 가이드라인 개발을 통한 불필요한 보험금 분쟁·누수 방지를 위해 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에서도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와 협업하여 관련 시험 및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