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재해나 각종 사고 따위가 일어날 경우의 경제적 손해에 대비하여 공통된 사고의 위협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미리 일정한 돈을 함께 적립하여 두었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일정 금액을 주어 손해를 보상하는 제도다.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코로나가 잠시 주춤한 사이 재난사고의 발생으로 재산피해와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하였다.
2022년 1월 광주에서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가 붕괴하였으며, 8월 중부권 폭우로 서울 및 경기남부지역의 도로들이 침수되고 여러 철도역사가 붕괴되고 침수되었다. 9월에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지역에 포스코 등 침수피해가 컸으며, 포항아파트 지하주차창 침수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하였다. 10월에는 서울 이태원에서 대형 압사사고가 발생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기관이나 기업체에서는 조직적인 위험 관리로 손해를 사전 예방하고, 부득이한 사고 발생 후에도 보험을 통해 손해를 보상받는다. 그러나 일반 개인들은 보험을 어려워하거나 거부감을 느껴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화재보험이나 자신의 신체피해에 대한 실손의료보험이나 생명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뜻하지 않은 재난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자신의 피해에 대한 치료비나 안정적 지원이 없어 더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대형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는 국가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을 하게 되어있지만, 국가예산도 한정되어 있고 개인들에게 일어나는 각종 사고가 대형재난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개인을 대신하여 보험에 가입하고 특정 사고로 신체피해(사망, 후유장해 상해)를 입는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시민안전보험이다.
시민안전보험은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둔 시민은 자동 가입되며 타 지역으로 전출하면 자동 해지된다. 보험료는 지자체에서 전액 부담한다.

시민안전보험 소개

시민안전보험이란 일상생활 중 생길 수 있는 여러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보험이다. 자연재해나 화재·대형사고 등 사회 재난뿐만 아니라, 교통사고·화재·물놀이 사고·개물림 사고·스쿨존 사고 등 일상 속 피해에 대한 회복도 지원한다. 각 지자체가 주민의 피해를 보상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보험사 또는 공제회와 계약한 보장 제도다. 보장 항목에 따라 적게는 수 십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시민안전보험은 2015년 충남 논산시에서 최초로 도입한 이후 현재는 지자체의 약 90%가 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보험에 가입한 지자체에 주소를 두고 있는 시민/지역민은 별도 절차 없이 자동으로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지자체별로 자율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보장항목의 종류와 보상한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시민안전보험과 별도로 많은 지자체가 자전거보험도 운영 중에 있으며, 자전거를 타다가 다치거나 보행 중 자전거 충돌사고가 난 경우 보상을 해주고 있다. 다만 자치구별로 가입여부가 달라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3년간 시민안전보험 운영 현황에 따르면 아직 다수의 국민은 시민안전보험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보험을 청구해 혜택을 받은 경우는 9,813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주1)

대표적인 보상사례로 지난해 7월부터 보험료 1억 7,300만원의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의정부시의 경우 올해 1월 강원도 동해시에서 발생한 펜션 화재사고 사망자 1명과 최근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사고 사망자 3명에게 총 4,5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주2)

그러나 아직은 보장 부분이 극히 제한적이라 수혜를 받는 시민이 적은 건 사실이다.

2022.9월 태풍 힌남노 피해로 숨진 사고 희생자들은 상해사망 최대 2,000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받는다.

반대로 8월 서울 강남지역에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발생하였으나, 서울시 시민안전보험에는 재난에 의한 사망, 상해는 보장내용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보험금 지급을 받지 못하였다.

시민안전보험 보장내용

대표적으로 광역시별 시민안전보험 보장 내용에 대해 간략히 안내하고자 한다.

광역시 외에도 도청 및 자치군, 구별로도 구민안전보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안전분야-시민안전을 검색하여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15세 미만의 사망사고는 보장이 제외된다.
이는 상법 제732조(15세 미만자 등에 대한 계약의 금지)에 따라 15세 미만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망담보 보험계약 자체가 무효이며, 모든 보험상품에서 15세 미만자의 사망에 대해서는 가입 및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 특성에 따라 화학단지가 많은 지자체에서는 가스사고 상해후유장해가 들어가 있거나 농촌지역에서는 농기계로 인한 상해사고를 담보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중환자 및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감염병에 대한 보장을 추가한 지역들도 있다.
물놀이 사망, 개물림사고, 야생동물 피해, 전세버스 이용 중 상해, 헌혈후유증보상금 같은 보장도 있다.

안타깝게도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처럼 압사사고에 대한 보장항목이 없어 공적보험으로는 보상을 못 받는다.
안전보험은 지방재정공제회나 민간 손해보험사에 운영하는데 보험사의 보장내역에 압사사고 항목 자체가 없다. 이에 지자체별로 보험업계와 시민안전보험에 압사사고를 포함한 시민재난을 보장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태원 참사는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 용산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정부로부터 구호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민안전보험 보상사례

마지막으로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받은 몇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보상사례]


• [화재] - 경기 군포시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 중 발생한 화재로 대피하던 중 추락 사망, 사망자 유족에게 보험금 2,000만원 지급('20.12월)


• [익사] - 강원도 계곡에서 물놀이 중 익사한 경기 의정부시 시민에게 1,500만원 지급(’20.7월)


• [대중교통 이용 중 사고] - 부산시 서구 시내버스 탑승 중 버스의 급회전으로 의자에서 떨어져 발생한 골절 피해에 150만원 보상(’20.2월)


• [스쿨존 교통사고] - 서울시 내 어린이 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후유장해 판정을 받은 어린이에게 1,000만원 지급(’20.1월)


• [농기계 사고] - 강원도 양구군 내 농기계가 후진 중 논으로 추락하면서 발생한 사망 피해에 1,000만원 보상(’20.10월)


• [자연재해, 익사] - 광주광역시 폭우로 인해 건물 지하가 물에 잠겨 못 빠져나와 발생한 사망 피해에 자연재해 1,000만원, 익사사망 300만원 중복지급함. (‘20.3월)


• [화재] - 경기도 이천시 물류센터고상 현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하여 사망자 발생하였으며, 대전광역시에 주소를 가진 시민은 대전시민 안전보험을 통해 2,000만원을 보상받음 (’20.4월)

맺음말

누구나 위험한 사고가 자신에게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고는 언제 누구에게 일어날지 알 수 없으며 아무리 조심한다 하더라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사고를 피하거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불의의 사고로 신체적 피해를 입었을 때 보험을 통해 치료비 등의 지원이 있다면 당사자나 가족들의 안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지자체별로 매년 보장항목을 확대하고 보장금액을 높이는 것을 추진하고 있으니, 한 번쯤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안전보험에 대해 챙겨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인터넷 포털 검색이나 지자체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 ‘우리동네 무료 보험’ 검색 서비스가 있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한 해 대형 재난사고들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며 국민들의 마음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 사고피해를 보장해주는 보험도 좋지만, 2023년 계묘년은 부디 아무 사고 없는 모두가 안전한 사회, 안전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