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재난 발생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크면, 우리는 그 위험성을 주변에 알려 빠르게 안전한 곳으로 피난하도록 해야 한다. 위험 상황을 알리는 것을 “경보(Alarm)”라고 한다. 사람은 5가지 감각 기관으로 주변의 변화를 감지하고 인식한다. 5가지 감각 기관 중에서 24시간 항상 깨어있는 것은 청각이다. 우리가 아침에 정한 시간에 일어나기 위해 사용하는 Alarm도 대부분 소리를 이용하고 있다. Alarm은 보통 소리로 이해하고 사용되고 있으며, 평상시와 다른 큰소리는 소리는 주변의 상황으로 받아들여 위험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이지호(2021)1)는“ 우리의 귀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감각 경고 시스템으로서 역할을 하며 밤낮으로 경계상태이다. 갑작스럽게 소음에 노출되는 것은 처음의 놀라는 반응, 이후의 감각 자극에 대한 인지 및 위치를 찾아내는 반향 반응에 일련의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사람은 일정 크기 이상의 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이는 소리가 멀리서 발생한 위험에 대한 정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화재, 재난 상황을 빠르게 알리기 위해서는 소리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시각 장애인과 고령자도 경보를 듣고 피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민방위 훈련이나 위험 발생 상황에서 도시와 마을 전체에 상황 단계별 경보를 발령하여 각 상황을 많은 사람에게 알렸다. 최근에는 초고층, 대형 건축물 증가와 건물의 소리 차단성능 향상에 따라 소리 경보에 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신 정보통신기술과 웨어러블 장치를 이용한 위험 상황 파악과 알림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22년 10월 카카오톡 불통 사태와 2018년 KT 화재 사례에서 일순간에 정보통신 체계가 마비되고 정상작동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체험하였다. 정보통신 및 최신 기술을 이용한 경보도 필요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들에게 위험을 신속하게 널리 알릴 방법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사용하던 경보설비의 유지와 함께 여러 사람에게 명료하고 정확하게 위험 상황을 알리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노령자의 난청 특성 등을 고려하여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에 본 고에서는 여러 경보 관련 기준을 확인하고 개선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하고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는 경보관련 여러 가지 규정이 수립되어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기준은 “NSFC 202 비상방송설비의 화재안전기준2)”이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화재안전기준(NFSC)의 경우 확성기(경보장치)의 출력 등 확성기 자체에 대한 세부 규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NFSC 201 비상경보설비에도 음향장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며, NFSC 202와 유사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향장치의 경우 1 m 거리에서 90 dB이상 크기를 발생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소리 크기를 측정하는 환경에서 반사되는 소리 정도에 따라 dB 값이 변화될 수 있어 시험 환경에관한 보다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소리의 경우 동일한 확성기를 사용하더라도 사용 환경의 소음 수준과 울림 정도에 따라 각각 다른 소리 크기로 들릴 수 있으며, 말소리가 정화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영국 표준인 BS 5839 – Part 13)
BS 표준과 함께 화재안전분야에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준인 NFPA-724)에도 배경소음 수준에 따라 일정크기 이상 크게 경보를 발생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수면치 머리방향에서 75 dB(A) 이상 소리 크기로 전달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BS와 NFPA 기준에서는 실제 경보음 발생 환경과 거주 특성을 고려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말소리를 이용하여 위험 상황을 안내하는 경우 NSFC에서는 비상방송설비를 통해 전달되는 말소리가 명료하게 전달되는 정도(STI5)6), Speech Transmission Index)를 평가하는 규정을 부속서 D에서 규정하고 있다. ISO 99217)에는 위험 상황을 표 1과 표준화하고 있으며, 정상청력 청취자의 경우 Warning 상황에서는 표 2과 같이 “Poor” 등급의 음성명료도 확보가 적합한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비상 방송 시스템에 관한 표준인 IEC 608498)에서는 비상 상황에서 거주자가 빠르고 효과적으로 피난하는 데 도움을 주는 비상 방송시스템의 음향신호(tone) 사용 시스템과 비상용 음성신호 시스템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옥외 사이렌과 경보 발생에 사용하는 경보장치의 성능 평가와 유지관리를 위한 시험 방법으로 ISO 82019)이 표준화되어, 이를 이용하여 도시 및 마을 단위 구역에 사이렌과 경보음을 발생하는 경보장치를 주기적으로 시험하고 유지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의 경보와 비상 방송 관련 기준과 표준을 보면 실제 경보 환경과 경보음을 듣는 사람에게 위험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내용으로 규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21 공동주택 화재안전기준10)을 새롭게 제정하였으며, 각 거실마다 지구음향장치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향후, 관련 규정은 BS와 NFPA 기준 등을 고려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보음에 대한 연구는 다른 소화설비 등에 비해 부속한 실정이며, NFPA 72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음향 전문가와의 협업과 공동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수행된 경보음과 비상방송 음향 관련 연구는 다음과 같다. 경보음 관련 연구는 2012년 공동주택 세대 내부로 전달되는 경보음 레벨에 대한 실태 조사11)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음향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12) 결과 세대 내부 침실의 경우 세대 현관 외부에서 발생하는 경보음을 듣고 야간 취심시 깨어나기 어려움을 확인하였다. 대형 건축물과 선박 등 좁고 긴 복도 등이 형성된 경우 복도 공간에서의 명료한 비상방송 전달 여부를 평가한 결과13)14) 소리를 반사하는 재료가 많이 사용된 경우 소리가 울려 명료하게 전달되기 어려워 소리를 더 잘 흡수하는 천장재를 사용하거나 국가화재안전기준에 규정된 비상방송 확성기 간격 25 m 보다 더 촘촘하게 설치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초고층 건출물의 경우 피난 경보는 우선경보방식을 적용하게 되어있으며, 이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경보 발령층의 경보 소리가 다른 층으로 전달되지 않아야 한다. 경보 발생층에서 발생되 경보 소리가 피난계단과 엘리베이터 샤프트를 통해 전달되는 정도를 15)16) 경보 발생층 위아래 3개층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는 피난계단과 엘리베이터 샤프트 내부 흡음재료 적용과 문의 소리 차단성능 향상 등을 제안하였다. 또한, 초고층 건출물의 경우 30개 층 마다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피난안전구역으로 피난한 사람들이 방재실 등에서 전달하는 비상 방송을 명료하게 들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였다.17) 피난안전구역에 사람이 적었을 때 소리가 울려 명료하게 비상 방송을 청취하기 어려울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대피한 경우 피난한 사람들의 말소리 등 소음으로 인해 충분한 크기로 비상방송을 듣기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금천구 소화 가스 누출로 인한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소화설비 시공 단계뿐만 운영시 작업자의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스 방출 전에 경보음을 발생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다양한 기계와 장치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해당 공간 작업자가 충분한 크기로 들을 수 있도록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전산 서버실과 기계실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고려하여 경보음이 충분한 크기로 전달되는지 검토한 결과18)19) 충분한 크기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으며, 각종 소음과 소리 울림으로 명료하게 전달되기 어려움을 확인하였다.
화재 및 재난 발생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화재 및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빠르고 명확하게 알려 안전한 곳으로 피난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보음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람이 위험 상황에 부닥치게 되면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수 있으며, 평상시 항상 휴대하던 스마트폰이나 정보통신 기기 등을 잃어 버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위험 상황 전달부터 안전한 장소까지 피난하기까지 경보음과 피난 방향 정보를 효과적이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에서 고찰한 것과 같이 해외의 기준은 실제 거주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규정하고 있어, 이를 국내에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피난 개시를 위한 경보와 함께 피난 경로 안내를 위한 안내음 등을 표준화하여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일반인은 물론 시각 장애인의 피난에도 도움이 된다. 인구의 노령화를 고려하여 고령자의 청각특성(난청 정도)를 고려하여 경보음과 안내음을 설계하는 방안도 검토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