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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배터리 운송·보관 단계별 위험성 및 화재안전대책 필요성

박문우 책임 한국화재보험협회 신재생e안전연구센터

1. 개요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세계 주요국이 2035년 이후 화석연료차 운행을 중지하는 조처를 발표함에 따라 전기차의 보급은 지속적 성장세가 예상되며, 사용후 배터리 배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국내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 전망

사용후 배터리는 충전 능력이 초기 용량 대비 70~80%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 배터리의 상태를 평가하여 용도를 변경해 재사용이 가능하다.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방식은 자원 순환 제고, 비용 절감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하고, 소비자 측면에서의 품질, 비용 효과와 더불어 국가적 측면에서도 에너지·자원 절약과 탄소 배출 저감 가능하다. 따라서 정부는 사용후 배터리의 재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2021년을 기점으로 사용후 배터리의 지자체 반납 의무를 폐지함에 따라 거점수거센터를 설치하고, 민간에서 회수, 보관, 재활용·재사용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 중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초기 전기차 보급이 시작되어 통상적으로 5~10년 사용후 폐기되는 배터리의 태동기 특성상 안전성에 대한 연구 및 안전제도 구축이 미진한 실정이다. 특히 노화 및 열화가 진행 된 상태에서 사용후 배터리의 운송 및 보관시 적용할 화재안전기준도 부재한 상황으로 화재 발생 시 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 운송·보관 단계별 기존 화재안전기준 적용 한계

배터리 운송시설의 경우 위험물안전관리법이 적용되지 않고,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지 않아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운송시설의 화재안전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관시설의 경우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방시설을 적용하고 있으나 위험성에 대한 고려 없이 층별 또는 면적에 따른 소방시설을 적용하고 있다. 배터리 보관 장소의 경우 기존의 화재사례 등을 고려해 볼 때 일반적인 가연물보다 높은 위험성을 갖고 있음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소방시설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주로 배터리가 보관되는 창고는 소규모로 옥내소화전 및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화설비가 적용되지 않아 화재 시 피해를 키우고 있다.

3. 재사용 배터리 화재사례

재사용 배터리의 운송과 보관에 대한 화재 위험에 대한 우려와 사고 대응 방안 수립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사용 배터리의 화재는 국내에서 이미 발생한바 있으며, 이에 대한 방송 보도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군산 폐배터리 공장 폭발사고(2021.9.), 고령군 개진공단 폐배터리 화재(2020.4.)등이 발생하여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그림 2] 화재사례 방송보도

최근에는 충북 진천군의 한 배터리 도매 업체 창고에서 불이 나 40대 업체 대표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기사에 따르면, 소방 인력 41명과 진화 장비 24대를 투입해 어렵게 화재를 진압하였다. 그러나 화재로 인하여 인명피해와 배터리 보관 창고(286.7㎡)에 보관 중인 배터리가 전소되는 물적피해가 발생하였다.

[그림 3] 배터리 보관 창고 화재사례 방송보도

해외사례를 보면 2024년 2월 19일 프랑스 아베롱 비비에에 위치한 SNAM 소유의 리튬이온배터리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약 900톤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연소하였다. 소방대원 약 70명이 투입되어 화재를 진압하였고 마을 주민들은 외출 금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그림 4] 프랑스 비비에 리튬이온배터리 창고 화재

4. 재사용 배터리의 운송 단계별 위험성

  • 1) 물리적 충격과 진동의 위험성

  • 운송 중 배터리는 다양한 물리적 충격과 진동에 노출된다. 이러한 충격과 진동은 배터리의 내부 셀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내부 단락(short circuit)이나 열폭주(thermal runaway)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리튬이온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어 작은 손상에도 화재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이 있다
  • 2) 고온 노출과 열폭주의 위험성

  • 운송 차량이 높은 온도에 노출될 경우, 열폭주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의 장거리 운송은 배터리 온도를 상승시켜 화재를 발생시킬 수 있다.
  • 3) 사고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

  • 운송 차량의 교통사고로 인한 충격은 배터리 팩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가 운송되는 동안 외부 충격에 대비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

[그림 5]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운송 시 사고로 인한 다양한 화재 발생 위험

5. 재사용 배터리의 보관 단계별 위험성

  • 1) 전기적 단락 및 열폭주 위험

  • 사용후 배터리는 노화와 열화로 인해 내부 저항이 증가하고, 전기적 단락(short circuit)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단락은 배터리 내부의 열폭주를 유발하여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 2) 보관 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

  • 배터리 보관 환경의 온도와 습도 변화는 배터리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배터리에 부정적인 영향요소가 공급되어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다.
  • 3) 보관 장소의 위험성

  • 재사용 배터리의 보관 단계는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와 적층형 창고(랙크식 창고)의 화재위험성을 동시에 가지게 되므로 복합적인 화재 특성으로 인해 초기 화재 대응 및 소방대 본격진압에서의 어려움을 가져오게 된다.

[그림 6] 재사용 배터리 보관 창고

[그림 7] 재사용 배터리 보관 창고 화재 위험성 개념

리튬이온배터리는 폭발과 외부 산소없이도 가능한 연소, 그리고 약제 침투의 구조적 어려움 등의 문제와 함께 랙크식 적재에서의 수직 배치로 인한 신속한 연소확대, 주수 시 살수장애, 파렛트 및 포장재 등 가연물 동시 적재 등의 문제점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에 자동화 및 로봇 도입 등으로 인한 배터리 이외의 화재에 따른 확산 위험도 동시에 존재한다.

6. 화재안전대책 필요성

ESS 보급의 초기 시 화재에 대한 준비 없이 진행하여 장기간의 큰 침체에 도달하게 된 교훈을 잊지 말고 집중적 투자와 노력으로 화재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기술 확보를 추진해야 한다. 재사용 배터리의 화재 특성 및 위험성을 실화재실험과 수치해석 등을 통해 최적의 화재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 화재안전시스템

가) 화재 감지 시스템

재사용 배터리의 특성을 고려한 화재 감지 시스템이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화재감지시스템을 통하여 비화재보를 최소화하고 화재 확대를 예측하여 화재진압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 개발에 힘써야 한다.

나) 화재 진압 시스템 개발

화재진압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화재 특성 고려가 필요하다. 기존에 적용되고 있는 물류시설 및 리튬이온배터리 적용장소의 가연물 특성을 고려한 화재진압시스템의 개발 주안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화재진압시스템 개발 시 조기작동, 수손피해고려, 경제성 및 진압성능 등이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표 1] 재사용 배터리 화재진압시스템 개발 방향

2) 규제와 정책 개선

가) 화재안전기준 마련

정부와 관련 기관은 배터리 운송 및 보관에 대한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새로운 기술 개발과 안전 대책 도입을 22 Special Theme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의 안전 수준을 향상시키고,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나) 연구 및 개발 지원

배터리 화재 안전성 연구와 관련된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연구 개발(R&D)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7. 맺음말

재사용 배터리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배터리의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와 안전 문제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술적·정책적 대책을 통합적으로 마련함으로써 재사용 배터리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잠재적인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한 규제 개선과 연구 개발 지원은 이러한 대책이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재사용 배터리가 가진 경제적·환경적 이점을 최대화하면서도, 화재와 안전 문제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있다.

따라서, 재사용 배터리의 운송과 보관 안전을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과제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위해 이러한 안전성 확보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관련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재사용 배터리 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참고문헌]
① 2023 Recycling/Reuse 기술동향 및 시장전망, SNE 리서치(2023)
② 재사용전지 안전기준 해설서, 국가기술표준원
③ 쉽게 불붙는 전기차 폐배터리‥짐짝 취급 위험천만 질주, 뉴스데스크, MBC, 2021.10.19.
④ 충북 진천 배터리 보관 창고 화재...1명 사망, YTN, 2024.08.22.
⑤ French recycling plant on fire housing 900 tonnes of lithium batteries, ETAuto.com, 2024.2.
⑥ 고은서, “다 쓴 배터리도 다시”…해외로 진출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들, 이코노믹 데일리, 2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