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정보

방재 관련 기술정보를 전해드립니다.

선박화재의 화재조사 사례

박창준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수사과 과학수사계)

1. 머리말

선박 화재는 해상과 항내에서 발생하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각 발생지는 서로 다른 특성에 따른 대응 방안이 필요 하다. 해상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방이나 다른 외부 지원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 해경함정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승조원과 선원이 화재 진압을 위해 소화설비를 이용하여 직접 대응해야 한다. 만약 초기 진화에 실패하면, 화재가 급격히 확산되어 대규모 물적·인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해상에서의 화재 진압은 제한된 인력과 자원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반면, 항구나 항내에서 발생한 선박 화재는 다수의 선박이 계류된 상태에서 발생할 경우, 인근 선박으로 빠르게 화재가 확산될 위험이 크다. 항구와 같은 밀집되고 외부환경 영향에 따라 화염이 한 선박에서 다른 선박으로 확대되기 쉽고, 이로 인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21년 충남 태안 신진도에서 발생한 화재는 1척의 어선이 주변 35척에게 물적피해를 입혔고, 2023년 전남 목포에서도 계류된 17척의 선박이 화재로 피해를 입었다.

중앙안전해양심판원에서 집계한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해양사고 중 화재·폭발 발생 건수는 총 696건으로, 이 중 492건이 어선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톤미만의 어선에서 발생한 화재·폭발은 총 785건 중 423건(53.8%)을 차지하며, 이러한 화재·폭발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관리 부주의와 선령 노후화로 인한 기계적 및 전기적 결함을 비롯해 가스와 화학물질로 인한 화재 원인도 주요한 요소로 확인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감식 사례를 통해 선박 화재를 소개하고, 화재원인과 특성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2. 선박화재 감식사례

가. 태안 신진도 - 마도항 화재사건

(1) 사건발생 개요

■ 1차 화재

· 일시 : 2021년 03월 24일 03:30경

· 장소 : 충남 태안군 근흥면 소재 신진도항

■ 2차 화재

· 일시 : 2021년 03월 24일 10:22경

· 장소 : 충남 태안군 근흥면 소재 마도항

■ 피해규모 (총 35척)

· 1차 : (물적) 13척(침몰 2척, 전소 5척, 반소 4척, 일부 소훼 2척) / (인적) 1명

· 2차 : (물적) 22척(침몰 16척, 전소 3척, 반소 1척, 일부 소훼 2척) / (인적) 없음

(2) 감식기관 :

· 지방청 화재감식팀, 국과수, 소방청, 한국선급 등 8개 기관(총 27명) 참여

[그림 1] 태안군청 CCTV 영상 캡처 사진

[그림 2] 해상바지선에 인양된 발화선박

· [그림 1]에서 A호 우현(기관실 입구 주변 추정)에서 원인미상의 스파크가 발생한 후 발화된 것으로 최초 발화선 박이 특정 가능하고, 발화선박으로 추정되는 A호는 전소되어 해상에 침몰되어〔그림2〕와 같이 해상 바지선에 인양되어 현장보존 되었다.

[그림 3] 현장 재구성도

[그림 4] 현장 기상도

(3) 화재범위 확산과 외부환경 관계

· 마도 선착장에 발생한 화재사건의 현장 재구성과 당일 기상조건을 분석한 바 초기 발생이후 기상조건과 외부 환경(풍향, 조류 등)이 화재 확대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1] 기관실 우현 발굴사진

[그림 2] 기관실 바닥에서 발견된 시즈히터

[그림 3] 의뢰 감정물 사진

[그림 4] 시즈히터 내부 X-Ray 사진

(4) 국과수 감정결과

· 전원 공급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지속적인 코일 과열로 인해 전열선이 단선되어 인접한 가연물에 착화 발화 개연성이 추정된다

(5) 화재원인 결과

· 발화선박 A호 우현 갑판 기관실주변에 시즈히터를 설치 후 사용했다는 진술과 당시 CCTV에서 확인된 발화위 치가 일치한 점에서 시즈히터 의해 최초 발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음

· 국과수 감정결과을 통해 시즈히터의 과열에 의해 발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마도 선착장의 2차 화재는 부 유물이나 소형보트 등에 잠재된 불씨 등이 착화되면서 선착장에 계류된 선박으로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추정 된다.

나. 목포 압해도 계류선박 화재

(1) 사건발생 개요

· 일시 : 2023년 11월 17일 07:56경

· 장소 : 전라남도 신안군 압해도 00선착장

· 피해규모 : (물적) 21척 중 17척 전소, 일부 소훼, (인적) 없음

(2) 감식기관 : 지방청 화재조사팀, 국과수 등

[그림 1] 선착장 내 전소된 푼툰 및 소훼선박

[그림 2] 화재현장 인근 발견된 화재선박

(3) 연소확대 경로 및 화재원인

감식은 ○○선착장에 계류 중인 선박 중 일부 심하게 소훼된 11척을 중심으로 현장조사를 하였고, 대부분 선수 에서 선미측으로 연소가 진행된 형상이 관찰되었다. 감식 대상 일부선박에서 엔진 및 배터리함 내·외부 배선에서 단 락흔이 확인되었다

인근 선착장 방향 CCTV녹화영상(저화질)에서 화재발생 당일 새벽 02:24경 최초 불빛이 관찰되었고 선창작 도 교(渡橋) 끝과 푼툰 시작부분에서 발화되어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나 초기 선박계류위치가 정확히 하지 않고 여러 선박에서 단락흔이 독립적으로 확인되고 화재이후 표류 및 침몰로 인해 정확한 선박 계류 위치 파악이 불가하여 최 초 발화 선박을 특정함에 한계가 있었다

[그림 3] 화재선박 위치 재현 및 실측

[그림 4] 주-야간 CCTV영상 출화추정위치

다. 사천 여객선 부두 계류선박 화재

(1) 사건발생 개요

· 일시 : 2024년 02월 24일 19:56경

· 장소 : 경남 사천시 소재 000여객선부두 인근 선착장

· 피해규모 : (물적) 소형선박 3척 소훼 (인적) 없음

· 감식기관 : 지방청 화재조사팀, 관할소방서 화재조사팀

[그림 1] 화재현장 항공사진

[그림 2] CCTV영상 화염 확인

(2) 연소확대 경로 및 화재원인

A호 선박에서 최초로 화재가 발생되어 좌현에 계류한 B, C호에 연소 확대되었고, 사고 선박 모두 FRP(FiberReinforced Plastic, 섬유강화 플라스틱)재질의 소형어선으로 선내에 플라스틱 재질의 어구 등 가연성 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불길이 빠르게 번졌다. 확보된 CCTV 영상 분석 결과, 화재는 A호 선박 조타실 부근에서 화염이 순간 확인 된 후 사그러지는 형상이 확인되었다

감식 결과 항해 중 선내 난방용 가스레인지 점화 손잡이는 ON상태로 확인되었고 수일 간 정박한 상황에서 갑자 기 화재가 발생한 점으로 볼 때, 밀폐된 조타실 내 산소농도가 떨어지면서 점화된 가스레인지가 꺼졌고 계속해서 누 출된 LPG가스 농도가 누적된 상태에서 배전반 내 상시전원인 작업등 차단기 트립으로 인한 스파크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3] 난방용 가스레인지 점화 손잡이 위치

[그림 4] 배전반 작업등 트립사진

3. 맺음말

선박화재 감식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감식과 조사기법을 통해 발화부와 발화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중요하 다. 이를 통해 화재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후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며, 법적·보험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서 전기적 원인, 기계적 결함, 인적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감식을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만 특정한 조건이나 위험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 대책을 수립하여 향후 유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해양경찰, 해양사고 조사 기관 등과의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고 선박 화재 이후 감식을 통해 원인 규명 과 후속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절차이며, 선박 화재를 예방하고,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속적 인 노력과 체계적인 안전 관리가 중요하다.